"막말, 윤리위 제소" vs "재갈 물리려는 것"
성남시의회 여야 의원들이 박광순(자유한국당)의원이 본회의 시정질문에서 한 발언을 놓고 서로 다른 해석을 하며 갈등하고 있다.

앞서 박 의원은 10일 열린 시의회 제240회 정례회 제2차 본회의 시정질문에서 "은수미 시장이 본회의장에서 시정질문하는 시의원의 발언들을 개 무시하고, 고개 처박고, 핸드폰 삼매경에 빠져 있는 것은 시민들을 개, 돼지로 아는 것이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의원 품격을 떨어뜨려 윤리위에 제소하겠다고 주장하는 반면, 자유한국당은 의정활동을 위축시키고 재갈을 물리려는 것이라며 맞서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의원협의회는 14일 "표현의 자유에도 정도가 있고, 최소한 넘지 말아야 할 금도가 있다"며 "(박 의원은) 100만 시민의 선택을 받은 민선시장을 '우두머리'로 지칭하는 등 저속한 표현을 사용했다"고 밝혔다. 이어 "박 의원이 시민과 시의원을 '개 ·돼지'에 비유하고 공무원을 '머슴'이라고 비하하는 막말을 했다"며 "민주당 시의원 20명의 의견으로 박 의원을 시의회 윤리위원회에 제소키로 했다"고 했다.

그러나 자유한국당협의회는 민주당이 시정을 견제, 감시하라는 시민의 명령을 무시하고 시장을 감싸는 의회로 만들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자유한국당협의회는 "민주당이 박 의원을 윤리위에 제소한다는 것은 '똥 묻은 개가 겨 묻은 개를 나무라는' 적반하장이다"며 "의석수(21 대 14)만 믿고 야당을 탄압하려는 다수당의 치졸한 횡포다"고 했다.

박 의원은 "(판교 임대아파트) 주민의 절박한 사정을 외면하고 면담조차 거부하는 것은 시장이 시민을 개, 돼지로 여기는 거나 마찬가지라고 표현한 것"이라며 "의회와 집행부가 상생하고 성남발전과 시민화합을 위해 함께 하기를 촉구하기 위한 것으로 모두 국어사전에 있는 말이다"고 해명했다.

또 "민주당은 시민을 위해 일하는 것이 아니라 시장의 심기만을 살피는 대변인 또는 비서관을 하겠다는 것이냐"며 "어떠한 협박에도 굴하지 않고 성실하게 의정활동을 해 나갈 것이다"고 했다.

/성남=이동희 기자 dhl@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