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소 5만5000마리 추산
환경단체 대책마련 촉구
매립이 예정된 인천 영종도 갯벌에서 멸종 위기 2급 생물인 '흰발농게'가 집단으로 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인천지역 환경단체는 갯벌 매립 중단과 함께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11일 인천녹색연합에 따르면 지난달 8일과 같은 달 20일 두 번에 걸쳐 인하대학교 해양과학과 해양동물학실험실과 생명다양성재단은 영종 2지구 갯벌을 조사했다. 이들은 매립이 예정된 갯벌 중 1곳(면적 5950㎡)에 가로 1m, 세로 1m 크기의 방형구를 무작위로 설치해 흰발농게 수를 확인했다. 방형구에 흰발농게가 평균 10여마리, 최대 25마리까지 확인된 점으로 볼 때 해당 지역에 최소 5만5000여마리의 흰발농게가 살고 있을 것으로 조사팀은 추산했다.

앞서 지난 7월 인천녹색연합 역시 영종 2지구 갯벌 중 한 곳을 조사해 흰발농게 서식을 파악했다. 사실상 이 갯벌에만 10만마리 이상의 흰발농게가 서식하는 것으로 보인다.

상황이 이렇자 인천시와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이 추진하는 영종2지구 갯벌 매립 사업을 철회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인천녹색연합 관계자는 "만약 갯벌이 매립 된다면 흰발농게뿐 아니라 갯벌에 사는 수천여 종의 생물까지 모두 죽는다"며 "영종 2지구 갯벌은 매립이 아닌 순천만 갯벌공원과 같은 생태공원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갯벌 조사에 참여한 김태원 인하대학교 교수 역시 "경제청에서 흰발농게 대체서식지를 만들겠다고 하지만 기존 환경과 똑같은 서식지를 만들긴 힘들다"며 "이미 영종도 갯벌 환경에 맞춰 사는 흰발농게가 대체 서식지에서 생존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에 경제청 관계자는 "오는 15일부터 11월까지 영종도 갯벌에 대한 정밀조사를 할 계획이다"며 "환경단체에 전문가 추천을 부탁해 조사를 함께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태환 기자 imsens@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