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7시 일정을 오전 7시로 통지 … 대원 수십명 헛걸음
출근길 민방위 교육을 소집한 인천 계양구 한 주민센터에 직원이 아무도 나오지 않아 수십 명이 잠긴 문 앞에서 대기하는 황당한 일이 벌어졌다.

11일 오전 7시쯤 계양3동 민방위 대원 40여명은 주민센터 앞에서 서성였다. 주민센터 문은 굳게 닫혀 있었고, 직원도 없었기 때문이다.

출근길에 1시간짜리 비상소집훈련을 이수하려던 대원들은 발만 동동 구를 수밖에 없었다. 담당 공무원은 40여분이 지난 뒤에야 출근했다. 이날 아침 기온은 8도로 올 가을 들어 가장 쌀쌀한 날씨였다.

출근길 민방위 소동은 행정 착오였던 것으로 밝혀졌다. 앞서 계양3동은 5년차 이상 민방위 대원 400여명에게 이날 오전 7시부터 비상소집훈련 보충 교육을 한다고 알렸다. 20여일 전쯤 통지서가 배부됐고, 국민재난안전포털 홈페이지 민방위 교육 일정에도 같은 내용이 공지됐다.

하지만 실제 훈련은 같은 날 오후 7시로 예정돼 있었다. 통지서가 잘못 인쇄되고 인터넷에 엉뚱하게 공지됐는데도 계양3동은 당일까지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았다.

이날 비상소집훈련은 올해 1차 보충교육이었다. 민방위는 해마다 본교육과 1·2차 보충교육 등 총 3차례 참석 기회가 주어지는데, 정당한 사유 없이 불참하면 1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이런 부담감 때문에 교육 일정에 맞춰 대원들이 주민센터로 갔다가 행정 착오로 시간을 낭비한 셈이다.

계양3동 관계자는 "공지가 잘못된 걸 미처 확인하지 못했다"며 "오전에 출석한 대원들은 교육을 이수한 걸로 처리했다"고 말했다.

/이순민 기자 smlee@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