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복자 동두천 이슬처럼 봉사회장, 20년간 장애인 돌봐
"대화해보면 일반인과 같아 … 친구처럼 편하게 대해주길"

30여년 동안 지역의 어려운 이웃과 홀몸노인은 물론, 시각장애인의 손과 발이 돼 주는 봉사단체의 회장이 있어 훈훈한 감동을 주고 있다.

주인공은 '이슬처럼 봉사회' 손복자(61) 회장. 손 회장은 20여년 전 우연히 시각장애인 한 분을 만나 도움을 줬던 것을 계기로 장애인을 돕는 봉사를 시작하게 됐다. 처음에는 혼자서 봉사활동을 시작해 힘들었지만 몇년 뒤 같은 뜻을 가진 봉사자 5명과 '이슬처럼 모든 일을 맑고 투명하게 그리고 한 방울의 물이라도 소중하게 사용한 후 소리없이 사라지자'라는 뜻으로 '이슬처럼 봉사회'를 만들었다.

현재는 어느덧 회원이 25명으로 늘어 시각장애인과 장애인들을 위한 체육회, 국수바자회, 짜장면봉사회, 사랑의 김장 담그기 등의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특히 손 회장은 1990년부터 지역의 반장을 맡아 마을의 정화활동과 봉사활동을 하면서 동두천시 새마을부녀회 시회장직을 맡았다.

취임 후 시 행사는 물론, 각종 봉사단체에서 추진하고 있는 다양한 분야의 봉사활동에도 적극 참가했다.
이처럼 활발한 봉사활동으로 정작 자신의 가정에 소홀하다보니 가족들에게 가장 미안한 마음이 든다는 손 회장.

봉사를 하다보면 신체의 장애로 몸만 불편할 뿐 마음은 따뜻한 분들이 많다고 손 회장은 전했다.
"시각장애인분들의 집을 방문하면 불을 켜지 않아 깜깜합니다. 그래서 봉사자들이 불만 켜줘도 연신 감사하다는 그들의 말에 봉사를 처음 시작하는 많은 분들이 눈물을 흘린답니다."

장애인들의 선입관에 대해서도 아쉬움을 토로했다. "장애인은 고집불통이고 억지꾼이라는 시선으로 보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대화를 해보면 일반인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요즘은 후천적인 장애를 가진 분도 많기 때문에 지식도 일반인 보다 뛰어나고 합리적인 식견을 가지신 분들이 많습니다. 장애인을 만나면 편하게 친구를 만나듯이 대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최근에 큰 수술로 인해 체력과 면역력이 많이 떨어졌다는 손복자 회장은 "주변에서 걱정을 많이 해주시지만 봉사를 하면서 살아있는 것 자체가 감사하다"며 "지금은 많이 좋아져 건강이 허락되는 날까지 봉사활동을 꾸준히 해나가겠다"고 말했다.

/동두천=김태훈 기자 thkim65@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