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의없는 법인분리는 먹튀"
카허 카젬 한국지엠 사장이 10일 국회 국정감사 출석을 거부했다. 한국지엠 법인 분리 논란 등을 질의하기 위해 출석을 요구했으나, 법원의 주주총회 개최 금지 가처분 신청 판단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며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다. 의원들은 연구개발(R&D) 법인 분리를 '먹튀'로 규정하며 오는 29일 종합감사에 카젬 사장을 다시 증인으로 세우기로 했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는 10일 열린 산업자원통상부 국정감사에서 한국지엠 법인 분리 문제를 논의했다. 홍일표(자유한국당·미추홀구 갑) 위원장이 카젬 사장의 불출석을 알리자, 의원들은 한국지엠에 대한 불만을 쏟아냈다.

조배숙(민주평화당·전북 익산시 을) 의원은 "일방적인 법인 분리는 정부와 체결한 정상화 방안을 명백하게 위반한 것"이라며 "만약 법인 분리가 정상화를 위한 것이라며 카젬 사장이 국회에 나오지 못할 이유가 없다. 반드시 답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관영(바른미래당·전북 군산시) 의원도 "매우 유감스러우며 29일 증인으로 출석시켜 제대로 심문이 이뤄지도록 협조해 달라"고 말했다.

이후 의원들은 산자부와 산업은행을 상대로 법인 분리에 대한 질의를 이어갔다. 정유섭(한·부평구 갑) 의원은 성윤모 산자부 장관에게 "산자부, 한국지엠, GM이 체결한 양해각서에 따라 법인 분리는 공동작업반에서 논의돼야 한다. 그런데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 입장은 무엇인가"라고 물었다. <관련기사 인천일보 10월10일자 3면>

이에 성 장관은 "이해관계자라 서로 합의돼야 할 사항으로 보고 있다"며 말을 아꼈다.

정 의원은 이어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에게 "한국지엠이 계속 밀어붙이고 있다. 앞으로 대책은 무엇인가"라고 질의했다. 이 회장은 "계속 법률 다툼이 이어질 걸로 보인다. 다양한 방법을 검토하고 있으며 속단해서 말하기가 곤란하다"라고 답했다.

임한택 금속노조 한국지엠지부장도 출석해 발언했다. 임 지부장은 "법인 분리는 정상화를 지원한 국민과 정부를 우롱하는 처사다. 법인을 분리하면 '먹튀'할 가능성이 높다"라며 "회사는 노조에도 제대로 설명하지 않고 있으며, 다섯 차례의 교섭요청에도 응하지 않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박진영·곽안나·김은희 기자 erhist@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