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주시장, 4년 만에 입주 '빈축'
"시대 역주행·직원복지 외면"
시청 안팎서 비난의 목소리
"공직 자부심 약속도 헛구호"
이항진 여주시장이 민선 6기 때 직원들에게 돌려준 '관사'에 입주해 빈축을 사고 있다.

구시대적 산물로 여겨지는 '시장 관사' 부활과 함께 직원복지를 외면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공직사회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특히 행정안전부도 지자체의 관사 폐지를 권고하고 있는 시점에 여주시의 관사 부활은 시대적 배경과 역행한다는 지적이다.

10일 여주시에 따르면 지난 4년여 전 민선 6기 원경희 전 시장이 "시장에게 주어지는 관사는 과거 권위주의 산물"이라며 시장 관사를 사용하지 않고 원거리 출퇴근 직원들을 위한 숙소로 제공키로했다.

이를 위해 시는 당시 공유재산 관리 조례에 맞춰 1급 시장관사(32평형 아파트)를 일반 직원들이 사용가능한 3급 관사로 변경, 공직사회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단체장의 배려로 직원 숙소로 탈바꿈한 관사에는 2014년 9월1일부터 지난 6월30일까지 여주지역 내에 집이 없거나 원거리 출퇴근 직원 등 모두 13명이 사용했다.

하지만 열악한 환경에 있는 공무원들의 후생복지시설로 각광받던 이 관사가 지난 8월 17일 이항진 시장 입주와 함께 4년 만에 '시장관사'로 부활했다.

직원들의 관리비는 사용자가 내지만 시장의 관리비는 시 예산으로 집행하고 있다.

"공직자가 더욱 자부심을 느낄 수 있는 근무환경을 만들어 나가겠다"는 이 시장의 취임 당시의 약속은 헛구호에 그치고 있는 대목이다.

경기도내 31개 지자체 가운데 관사가 있는 곳은 5곳 안팎에 불과하고, 행정안전부도 원칙적으로 지자체의 관사폐지를 권고하고 있다.

특히 관선시대 유물'로 인식돼온 관사를 폐지하고, 시민들에게 관사 공간을 돌려주고 있는 현상황에서 여주시의 관사부활은 다른 지자체와는 사뭇 대조적이다.

시민 A씨(51·여)는 "관사부활도 문제지만 직원들의 숙소를 없앤 것이 더 큰 문제"라며 "시장님은 전에 살던 집이 아무리 열악했더라도 지금의 자신을 있게 한 그 집에서 계속 살았어야 훨씬 더 보기 좋았을 것"이라며 씁쓸해했다.

이항진 시장은 관사에 입주하기 전까지 A동네 마을회관 2층에서 거주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여주=이백상기자 lbs@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