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구 송현근린공원쪽 3층 건물
안전문제 민원도 잇따라
구, 철거 계획
▲ 인천 동구 송현동의 한 주택가에 화재로 불에 탄 주택이 방치돼 있다. /양진수 기자 photosmith@incheonilbo.com

"저 까맣게 그을린 건물 좀 봐봐. 다 타버린 건물을 아직 방치하는 이유가 도대체 뭔지…."
10일 인천 동구 송현근린공원 어린이놀이터 주변에서 만난 주민 김모(89·여)씨는 "주택가에 흉물스럽게 남아 있는 건물이 보기도 안 좋고 금방이라도 무너질 것 같아 무섭다"고 하소연했다.

송현근린공원 근처 한 3층짜리 건물이 수년 전 화재로 폐허가 된 뒤 방치되면서 주민들이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혹여 안전 문제가 생길까 걱정될 뿐 아니라 일부에선 노숙자와 청소년이 해당 건물로 들어가는 모습을 봤다는 목격담도 나오는 실정이다.

실제 이날 오전 찾은 건물 내부는 당시 화재 상황을 보여주듯 사방이 검은색 재로 가득했다. 불에 탄 가전제품은 형태도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처참했다. 이 건물은 2016년 8월 전기 누전으로 추정되는 화재로 70대 노인 한 명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한 곳이다. 불이 난 직후 집주인이 떠나 2년 넘도록 빈집으로 남아있다.

문제는 빈집이 오래 방치되면서 누군가의 '비밀 아지트'로 사용된다는 점이다.
인근에 사는 주민 김모(66·여)씨는 "가끔씩 술병을 들고 이 건물로 들어가는 사람을 봤다"며 "무슨 사고를 칠지 몰라 경찰에 신고하고 구청에 민원을 넣었다"고 말했다.

혹시 모를 사고를 막고자 경찰이 나무판자로 건물 입구를 막았지만 창문 유리창이 모두 깨진 상태라 마음만 먹으면 누구나 내부로 들어갈 수 있다.
이처럼 빈집에 대한 우려와 철거를 요구하는 주민 민원이 이어지자 구는 철거 계획을 세운 상태다.

구 관계자는 "빈집 철거 관련 민원이 매달 10건 가까이 들어오고 해당 부지가 정비구역에 포함돼 철거 계획이 잡혔다"며 "이번 달 내로 철거를 진행하고 추후 공공용지로 활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임태환 기자 imsens@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