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당사자 "의견 수렴없는 일방적 정책" … 李지사 해법은 '강행'

 

이재명 경기지사의 새로운 정책에 기존 이득을 누렸던 기득권의 반발이 본격화되고 있다.

이재명 지사의 취임 후 첫 일성은 '공정'이었다. 이 지사는 취임사를 통해 "억울함이 없는 세상, 공정한 경기도를 만들라는 도민의 명령을 충실하게 따르겠다"고 밝힌데 이어 "민선7기 경기도정의 핵심은 공정함"이라며 억강부약(抑强扶弱, 강자를 누르고 약자를 도와 줌)을 강조했다.

또 지난 8월 15일 제73주년 광복절을 맞아 발표한 경축사를 통해서도 "1%의 기득권을 가진 세력이 기회와 자원을 독점하는 사회는 미래가 없다"며 "도지사의 모든 권한과 책임을 주권자인 도민을 위해 공정하게 사용하고, 공정한 경쟁과 정당한 몫을 보장하겠다. 기회와 자원을 대기업부터 중소기업, 영세 상인까지 골고루 분배하는 포용적 성장이 지속성장의 해법임을 증명하겠다"고 말했다.

이 지사는 공공건설 공사 원가공개, 수술실 CCTV 운영, 공무원 명찰 패용 등의 정책을 추진하면서 '관행 타파'를 전면에 내세웠다. 관행을 '구시대 적폐'로 봤다.

특히 이 지사는 '부동산 차익', '관급공사 표준품셈과 표준시장단가 차익', '짝퉁 제품', '불법 고리사채', '가짜 구급차'로 발생하는 소득을 불로소득이거나 '다른 사람 속이며 돈 버는 행위'라고 판단했다.

부정한 행위로 인한 불로소득을 환수하는데 주력하기 위해 전담조직인 특별사법경찰단도 대폭 확대했다.

특사경은 기존 1과 103명에서 2과 159명으로 규모를 키웠다. 업무범위도 기존의 식품, 환경 등 6개 분야에서 대부업, 부정경쟁(상표법) 등을 포함한 12개 분야로 늘어났다.

이미 가짜구급차 단속, 경기도 고액체납자 출국금지 추진, 인터넷 부동산 허위매물 단속을 강화했다.

하지만 정책 이해당사자들의 저항이 잇따랐다. 반발이 상당했다. 건설 원가 공개와 100억원 미만 표준시장단가 적용은 건설업계가, 수술실 CCTV 운영은 의료계가, 어린이집 회계시스템 도입을 두고 보육계가, 가짜구급차 단속에 사설구급차 업계가 반발했다.

집단행동과 법적 공방 예고 등 일촉즉발의 순간도 수차례 맞이했다. 탄원서 제출과 집회가 이어졌고, 태업을 통해 도를 압박하기도 했다.

이들은 이 지사의 정책 추진에 대해 '불통정책'이라고 평가절하하며 끝까지 대응해나가겠다는 의지도 보였다. 이해당사자들의 의견수렴이 없고, 정책 추진에 따른 영향, 현장의 특수성과 현실을 외면하는 처사라는 것이다.

이해당사자들은 "이 지사가 (우리들의) 생존을 위협한다"며 "현장 의견 수렴없이 일방적으로 정책을 내놓고 있다. 우리 사회는 어떤 정책이든 의견을 수렴한 후 정책을 수립해야 하는 거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같은 반발속에서도 이 지사의 해법은 '강행'이다. 그러면서 굵직한 사안의 경우 '공개토론' 카드를 꺼냈다. 이 지사의 평가가 '도민을 위한 도정'과 '불통행정'이라는 엇갈린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정책 취지에 공감한 시민들은 "적폐를 청산하고 공정함을 세우기 위해서는 정책을 이끌고 나가야 하는 힘이 있어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부정적인 시선으로 바라보는 시민들은 "나만 옳고, 법 위에 내가 있고, 내 생각을 타인에게 강요하고 있다. 이 시대가 거부하는 '제왕적 권력'의 모습 그대로다"라고 비판한다.

이 지사는 "누군가의 불로소득은 누군가의 피눈물로, 그걸 방지하는 게 공직자의 의무"라면서 "도정에 기본과 공정의 정신을 반영하고, 이에 반하는 행위에는 강력히 대처하겠다"는 입장을 수차례 강조했다.

/최남춘 기자 baikal@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