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희 마자아카데미 원장

 


가을이다. 바람이 선선해지고 하늘은 높고 구름은 한가롭다.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 싶지만 만만치 않다.
가을은 남자의 계절이라 했던가! 타로카드의 기반이 되는 유대교 카발라의 생명의 나무를 보면, 왼쪽 기둥을 여성적이며 이성적이고 논리적인 성격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오른쪽은 남성적이며 자애롭고 감정적인이라고 부른다. 아마도 좌뇌형 인간이니 우뇌형 인간이니 이러한 말도 어쩌면 여기서 연구의 모티브를 떠올렸을지도 모른다.
가을 저녁 쌀쌀한 공기가 우뇌를 자극하여 이성적인 남자들이 여성보다 더 많이 감성을 자극받았을지도 모르겠다.
오늘의 주제는 사주의 관점에서 보는 사랑이다. 표준국어대사전에서 정의하는 '사랑'을 보자.
첫째, 어떤 사람이나 존재를 몹시 아끼고 귀중히 여기는 마음. 둘째, 어떤 사물이나 대상을 아끼고 소중히 여기거나 즐기는 마음. 셋째, 남을 이해하고 돕는 마음. 넷째, 남녀 간에 그리워하거나 좋아하는 마음, 또는 그런 일 이라고 정의되어 있다.

그렇다면 사주에서 '사랑'을 어떻게 찾을 수 있을까? 먼저 내담자들이 가장 흔히 하는 질문들을 살펴보자. 그 사람이 날 사랑하나요? 우리 사랑은 이루어질까요? 우리 언제까지 사랑하나요? 그 사람에게 다른 사랑이 생겼나요? 나는 언제쯤 사랑할 수 있을까요? 이외에도 여러 가지 질문이 있지만 사실 사주학에서 사랑을 나타내는 글자나 상징은 존재하지 않는다. 다만 남자 사주에서는 여성을 뜻하는 재성(財星)을 찾고, 여자 사주에서는 남성을 뜻하는 관성(官星)을 찾아 유무를 알려줄 뿐이다.

사주학은 지극히 개인적이고 상대적인 학문이다. 자신의 사주팔자에 존재하는 이성의 이미지에 저절로 이끌리는 것이다. 그것은 자연스럽게 자신이 개인적으로 아끼고 귀중히 여기는 어떤 마음에서 시작된다.
내가 아끼고 소중하게 여기는 것이 재물이라면, 재물이 있을 것 같은 사람을 당연히 생각한다.
내가 아끼고 소중히 여기는 것이 눈물이라면, 진실한 눈물을 흘리는 사람을 그리워하거나 좋아하게 될 것이다.
누군가는 이렇게 반박할지 모른다. 사주팔자에 그렇게 정해져 있다면 어떤 이는 사랑을 할 때마다 똑같은 이성을 만나고, 어떤 이는 정반대의 사람을 만나서 팔자가 달라지는 것은 이유가 뭐죠? 그것은 대운과 세운, 그리고 운명이 만들어내는 합(合)이 작용하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합은 좋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합이 만들어 내는 인연들이 모두 좋기만 하였을까! 악연도 인연이므로 합으로 만들어지는 것은 왜 모를까! 합이라는 것은 때로는 필요하고 좋은 것으로 본인에게 들어오기도 하지만, 합은 반대로 악연을 만들어 들어오기도 한다.

누군가 사랑은 눈에 무엇인가 씌는 것이라 했는데 정말 맞는 말이다. 사랑뿐만 아니라 모든것은 시간 속에 형체를 잃어간다. 그 흔한 사랑 왜 나만 못하나 자책하지 말자! 사랑은 자신을 사랑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되니, 홀로 있을 때에는 나를 지극히 사랑하고 어루만져주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