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신호 논설위원


세계 패권에 도전하는 2인자를 용납하지 않는 미국이 중국을 나락으로 몰고 있다. 이제 막 시작된 중국의 추락은 향후 수 년 간 지속될 가능성을 높인다. 세계경제 불황의 시발점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스럽다. 하지만 미국은 중국을 누르고 패권을 쥐는 것이 우선이다. 군사는 물론 경제적 패권을 갖지 못하면, 달러화 가치도 유지할 수 없기 때문이다. 국제정치 관계는 냉정하다. 미국은 G1 국가로서 '생존'을 지상최대 과제로 삼는다. 이런 와중에 중국은 올해 북미 핵협상에 적극 '간섭'을 했다. 특히 미국에 불리한 훈수가 반복되면서, 미국 공화당 매파들이 대규모 미·중무역 전쟁을 벌이도록 유도한 듯하다.
▶중국의 시진핑 주석은 2013년 9월과 10월 카자흐스탄과 인도네시아 방문길에 각각 '일대(一帶)'와 '일로(一路)' 개념을 제시했다. 문제는 이 '실크로드 경제벨트' 전략은 세계경제 패권까지 노린다는 점이다. 이후 중국은 한국에 대한 사드보복과 남중국해 베트남,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에 마음대로 그은 영해경계선(남해9단선)으로 군사적 패권국가 흉내를 내며 소국을 무시하고, 미국을 자극했다.
▶미중 무역전쟁은 10월 들어 금융전쟁으로 확산되는 모양새다. 외신에 따르면 중국엔 국경절 연휴기간(1~7일) 미국 채권금리 상승, 무역전쟁 격화 등으로 위안화 가치가 떨어지며 투자도 줄었다. 지난 8일 중국 시장에서 14억달러(약 1조6000억원) 어치의 주식을 '투매'하며 국경절 연휴를 마치고 1주일 만에 개장한 중국 증시는 '블랙먼데이'를 맞았다. 여기에 미국은 '멕시코·캐나다 무역협정'을 체결하면서 중국의 경제적 고립을 꾀한다.
▶일본은 1980년대 G2로 도약하며 미국에 도전했다. 그러다가 1985년부터 미국의 공격으로 엔고를 맞으며, 이후 30여 년간 불황의 늪을 탈출하지 못했다. 이러한 일이 중국을 상대로 재현될 전망이다. 미중 무역전쟁에서 중국은 떨고 있다. 추이톈카이(崔天凱) 주미 중국 대사는 지난 3일 미국 공영라디오방송 NPR과의 인터뷰를 통해 "중국은 미국과 합의할 준비를 하고 있다"며 협상 재개 의사를 밝혔다. 하나 미국은 중국의 제안을 애써 외면한다. 오히려 더 강력하고 치밀한 금융전쟁 등을 준비하고 있는 양상이다. 미·중 무역전쟁에는 트럼프 대통령, 1985년 '플라자합의'로 엔고를 유도해 일본을 30년간 초저성장국가로 만들었던 미 무역대표부의 라이터 하이저 대표, 그리고 강성 반중인사인 피터 나바로 국가무역위원회 위원장이 핵심멤버다. 중국은 추락할 수밖에 없을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