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여름 기내식 대란을 겪었던 아시아나항공의 기체 정비가 매우 허술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부족한 부품을 다른 항공기에서 빼내 사용하는 등 임시변통 수준이라는 것이다. 정비인력 부족 등으로 충분한 점검 없이 운항하기도 했다고 한다. 처우가 열악하다 보니 정비인력의 이직률도 높아 악순환이다. 이에 따른 운항지연이나 장시간 출발 지연도 빈발한다. 예삿일이 아니다. 기체 정비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채 운항한다는 것은 기내식을 준비하지 못하는 문제와는 차원이 다르다.

국회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이 정비인력이 부족한 상태에서 인턴 직원이 항공기를 점검하고 확인 정비사는 서명만 하는 허술한 정비 체계로 운항되고 있다. 점검은 신입·인턴 정비사가 수행하고 경력직 정비사가 최종 서명하는 사례가 하루 10%에 달했다. 부품이 모자라 다른 항공기에서 빼내 사용하는 부품유용도 한 해 300여건에 달했다. 부품구매 비용도 1대당 253만달러로 대한항공보다 24%나 적다.
에어부산, 에어서울 등 계열 저비용 항공사의 부품을 유용한 사례도 35차례나 됐다. 정비가 필요한 사항이 매월 1300여건 발생하고 있으나 이 중 200건 가량은 정비시간 부족 등을 이유로 정비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로 운항하기도 했다.

정비인력도 줄어 취항지에 파견한 주재 정비사는 2014년 36개 공항 47명에서 현재 25개 공항 33명으로 줄었다. 임금 등 처우가 열악해 정비사가 다른 항공사로 이직한 사례도 지난해 대비 2배 이상 급증한 실정이라고도 한다. 이러다 보니 최근 3년간 운항지연이 85건에, 6시간 이상 출발이 장기 지연된 사례도 59건에 이르렀다고 한다.

지난해 우리나라 해외여행객이 2400만명에 달했다. 항공사의 안전 허술 문제는 민간기업 차원의 일이 아니다. 위에 적시된 문제점들의 근본적 원인이 경영악화 때문이라고 한다.
국민의 안전과 직결된 업종이 아니라면 경영악화도 그 기업의 문제일 뿐이다. 이래서야 어떻게 국민들이 마음 놓고 해외여행에 나서겠는가. 대형 재난은 이러한 일들이 쌓여 일어나는 최종 결과다. 정부는 시급히 이를 바로 잡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