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의회 인사간담회서 경영목표 밝혀
도시재생지원센터로 주민참여 유도 '공공주택 건설·일자리 창출' 기여
부채 줄여 재정건전화
산단 리모델링·대규모 택지 확보 등 사업 발굴

▲ 지난 5일 인천시의회 인사간담회에서 박인서 인천도시공사 사장 내정자가 의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제공=인천시의회

'원도심과 신도시가 함께 상생하는 상생특별시 인천'. 지난 5일 인천시의회 인사간담회에서 박인서 인천도시공사 사장 내정자가 제시한 새로운 경영목표다. 박 내정자는 1985년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입사해 택지사업처 판매기획단장, 경제자유구역 사업처장, 세종특별본부장, 인천지역본부장, 토지주택대학 겸임교수를 거친 공공개발 전문가로 평가받고 있다.

시의회는 박 내정자에 대해 적격하다는 판단을 내리고 인사간담회 보고서 작성에 들어간 상태다. 박남춘 인천시장은 조만간 박 내정자를 사장으로 정식 임명할 계획이다. 인사간담회 질의응답과 제출된 자료를 바탕으로 박 내정자가 내놓은 도시공사의 경영 방향을 들여다봤다.

▲목표는 원도심·신도심 상생

박 내정자는 정책 소견발표에서 '상생특별시'라는 개념을 제시했다. 도시공사의 역량을 원도심과 신도심이 상생하는 방향으로 집중하겠다는 뜻이다. 도시공사는 2003년 설립 후 대규모 개발사업에 초점을 맞춰왔다.
박 내정자는 "길지 않은 역사 속에 도시공사가 인천에 기여한 흔적이 꽤 많다"라며 "투자자본 규모를 따지면 15조원 이상이 투자됐거나 투자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반면 상대적으로 원도심에 대한 도시공사의 관심은 떨어지는 편이었고, 낡은 주거환경은 사회적인 문제로 떠올랐다. 특히 전면철거·전면개발 방식의 재개발·재건축 사업이 사업성 부족으로 대부분 좌초하면서, 원도심 도시재생은 공기업인 도시공사에게 주어진 새로운 책무로 떠오르고 있다.

박 내정자가 내놓은 주요 정책을 보면 과거 대규모 사업과 앞으로의 신사업에서 거둘 수익을 원도심에 쓰겠다는 경영 방침을 확인할 수 있다. <표 참조> 구체적으로는 검단신도시 조기 분양으로 조기에 자금을 회수하고 공공주택·보유토지 자산 유동화로 돈을 마련한 뒤, 도시재생사업과 공공임대주택 확보에 사용하는 정책을 제시한 상태다.

박 내정자는 "상생특별시 인천을 위해 도시공사의 역량을 집결하고자 한다"라며 "주민 갈등이나 내몰림 없는 인천형 도시재생 발굴에 최선을 다하겠다. 도시재생지원센터를 확대해 주민들의 도시재생 뉴딜사업 참여를 유도할 예정이다. 공공주택 건설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임대주택 주민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는 주거복지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의원들은 원도심 개발에 힘써달라는 내용의 질문을 던졌다. 정창규(더불어민주당·미추홀 2) 의원은 "주안 2·4동이 재정비 촉진지구로 묶여 10년간 개발이 안 됐다. 개발 찬반 논란으로 집회도 열린다. 내정자가 지역의 세세한 부분까지 잘 살펴서 균형발전에 도움을 줬으면 한다"고, 김종득(민·계양 2) 의원은 "계양구에는 빌라가 무너져가는 곳도 있다. 새로운 인천 만들어 달라"고 당부했다.

▲재정건전화 이어간다

도시공사는 그동안 '부채 공기업'이라는 오명을 쓰고 있었다. 지난해 말 기준 도시공사의 부채 규모는 6조7834억원. 올해 말 예상 부채 규모는 6조5415억원 정도다. 과거 8조원에 육박하며 부채비율 300%를 넘나들던 때에 비하면 많이 줄었지만, 부채를 줄여야 한다는 목표는 과거와 변함없이 이어지고 있다.

박 내정자는 오는 2022년까지 부채를 2조8000억원쯤 줄이겠다고 밝혔다. 도시공사의 중장기 재무전망에 따르면 2022년 예상 부채규모는 3조7922억원이다. 부채비율은 220%에서 144%까지 떨어진다. 박 내정자는 "도시공사는 검단신도시, 영종하늘도시, 미단시티 등 도시 건설에 큰 업적을 세웠다. 하지만 막대한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외부자금 유입이 불가피했다"라며 "2022년까지 부채를 줄여 부채 공기업이라는 오명을 벗어낼 수 있다고 본다"라고 말했다.

시의원들은 재정건전화 방향을 묻는 질의를 이어갔다. 정창규 의원은 "현재 인천시 부채가 10조6613억원이고, 도시공사가 줄여야 할 부분이 크다. 내정자가 사장이 됐을 때 어떤 식으로 갚아 나갈 예정인가. 자구책이나 부채 탕감 방안에 대해 소신 발언을 해 달라"고 물었다.

이에 박 내정자는 "도시공사에 큰 사업이 많다. 공정관리에 방점을 두고 노력하겠다. 검단을 포함해서 3조7000억원 정도의 자금을 순환시킬 수 있다고 본다"고 답했다.

반면 무조건적인 부채 감축은 사업을 하지 말라는 뜻과 같다는 지적도 있었다. 강원모(민·남동 4) 의원은 "부채에도 여러 성격이 있다. 분양선수금이나 임대보증금 등 사업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발생하는 부채가 있다"라며 "그동안 인천시 정책을 도시공사가 감수하며 오다보니 부채를 떠안은 경우도 있었다"고 지적했다. 또 "현물 출자 받은 자산을 재평가해 부채비율을 낮추는 방법도 있다. 이를 통해 계량지표를 달성하는 방안도 검토하자"고 제안했다.

▲단지·주택·산업단지 리모델링 … 신규사업 검토하는 도시공사

도시공사는 이날 시의회에 제출한 자료를 통해 신규사업 발굴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도시공사는 주요 단지개발 사업으로 최근 정부와 함께 79만3000㎡ 규모의 검암역세권 공공주택지구 사업을 발표했고, 검단2 일반산업단지 조성사업과 용유 노을빛타운 개발사업을 검토하고 있다.

주거복지·임대아파트 건설사업으로는 인천아시아경기대회 경기장 출자부지 민간임대 주택 건설이 추진될 예정이다. 선학·남동·계양경기장 인근 부지로, 조만간 사업화 방안이 나올 걸로 예상된다. 이 밖에도 인천시 내부 의사 결정에 따라 부지 규모 1만5500㎡ 정도의 루원시티 제2청사 사업도 도시공사가 맡을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나온 신규사업들도 검단2 일반산업단지를 제외하면 큰 수익을 기대하기 어렵다. 더구나 도시재생과 공공주택 정책 등 최근 사업 경향이 공공성에 초점을 두고 있다 보니, 큰 수익을 거둘 신규사업을 반드시 확보해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몇 가지 아이디어는 있다. 리츠상품 개발, 지역 유통·산업단지 리모델링, 자산유동화를 통한 자금 확보 등이다. 특히 정부의 신규택지 공급정책에 맞춰 검암역세권과 같은 대규모 택지 확보에 주력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박진영·김예린 기자 erhist@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