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 시니어노래사랑합창단, 7년간 요양원·노인의 집 찾아 100차례 무료공연

"몸이 불편하고 외로운 어르신들이 우리들이 부르는 노래를 듣고 힐링하며 마음의 안정을 찾은 것 같아 매우 기쁩니다."

유선애(79·맨뒤줄 왼쪽 두번째) 시니어노래사랑합창단 회장은 4일 인천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노래를 연습하고 공연을 준비하면서 새로운 삶의 활력소를 찾는다. 요양원, 병원에 있는 이들이 위안을 받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단원 자신들이 힐링하는 것 같다"며 이같이 말했다.

또 "깊이 패인 얼굴 주름이 펴지고 젊어지는 느낌이다"며 "평소 몸이 아프던 단원들도 노래 연습하자, 공연가자 하면 군소리 한마디 않고 따라 나선다. '마지막으로 좋은 일 하나 하자'라는 마음으로 노래를 부르고 있다"고 했다.

시니어노래사랑합창단은 2010년 7월 단원 8명(중창단)으로 출발했다. 그 뒤 단원이 늘어 현재 23명(소프라노 7명, 메조소프라노 3명, 알토 6명, 테너 5명, 지휘자 1명, 반주 1명)이 활동하고 있다. 합창단은 전업주부, 교사, 공무원, 개인사업 등을 하다 은퇴한 68~84세의 남녀 단원으로 꾸려졌다. 단원은 오디션을 거쳐 선발한다.

연습은 매주 토요일 분당노인복지관이나 수내1동 주민센터에서 지휘자의 구호와 반주에 맞춰 한다. 경비는 단원의 회비(매월 2만원)로 충당한다.

그는 "단원 가운데 성악이나 기악 등 음악을 전공한 이는 한 명도 없다"면서 "순수하게 노래하는 것을 좋아하는 이들이 모여 만든 합창단이다. 노래만 할 것이 아니라 보다 의미 있는 일을 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는데 뜻을 함께 하고 노래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고 했다.

합창단은 2011년 5월 분당시니어타운을 시작으로 호스피스병원과 요양원, 노인의집 등을 찾아 다니며 지금까지 모두 100여차례 무료 공연을 했다.

그는 "한 한센인이 '손도 잡아주고 아름다운 노래를 들려 줘 고맙다'며 눈물을 흘렸던 공연이 기억에 남는다"면서 "'나의 마지막길을 사랑의 노래로 인도해 줘 감사하다'고 한 호스피스 병원 입원 환자도 잊혀지지 않는다"고 했다.

합창단원들은 악보를 안보고 '사랑해 당신을', '고향의 노래', '넬라 판타지아' 등 20여곡을 부를 수 있다고 한다.그는 "열심히 연습하니까 기억력이 좋아 지는 것 같다"면서 "단원 중 한 분은 사람을 알아 볼 수 없을 정도도 몸이 안좋았는데 노래를 부르면서 웃음과 건강을 되찾았다"고 귀띔했다.

유선애 회장은 합창단이 보다 젊어 져야 한다고 했다.
"60대 초반 단원의 충원이 필요합니다. 또 남성 단원도 늘어났으면 좋겠습니다. 공연을 지속적으로 하고 질을 높이기 위해 그 무엇보다 중요한 일입니다. 합창단은 오라는 곳이 있으면 어디라도 가서 공연할 겁니다."

/성남=이동희 기자 dhl@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