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민 위한 사회적기업 창업 '김승만' ㈜도시와사람 대표
▲ 김승만(왼쪽) ㈜도시와사람 대표와 직원들이 회사에서 운영중인 셰어하우스(한개의 주거를 여러 사람이 공유하는 곳)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성철 기자 slee0210@incheonilbo.com


건설사 근무 10년… 12번 이사
막대한 개발 이익금 공유 안돼
수도권 임대료·집값 고공행진
주거기본권은 무너진 지 오래

방치공간 수리 사회주택임대
셰어하우스 일부 사무실 활용
주거·일자리·교육 결합 목표
도시공동체성 회복되길 꿈 꿔


천정부지로 오르는 집값을 감당할 수 없어 어려움을 겪는 주거빈곤 문제가 사회문제로 떠오른 지 오래다. 이 문제의 대안으로 사회주택이 나오고 있다. 사회주택은 공공에서 토지를 민간에 장기간 저렴하게 빌려주면 민간사업시행자가 그 땅 위에 건물을 지어 주거빈곤층에 저렴하게 장기 임대해주는 방식을 말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사회주택이라는 표현보다는 임대주택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사회주택'이라고 하면 아직도 '저소득', '취약계층'을 떠올리는 이들이 많다. 그동안 정부의 임대정책이 그랬기 때문이다. 기존의 주택 공급(민간주택, 공공주택) 방식의 한계를 극복하는 대안으로 떠올랐던 사회주택도 공급자 중심이라는 프레임에 갇혔다는 한계가 있다.

이는 곧 차별과 갈등으로 번졌다. 부동산 문제에 별로 관심이 없는 사람들조차 '임대 아파트'와 '일반분양 아파트' 사이에 차별과 갈등이 존재한다는 점을 알고 있다. 10억원이 넘는 집을 여러 채 보유한 이들이 등장하는 부동산 재테크 비법 열풍의 뒤편에는 사실 어디를 빌려야 조금 더 싸게, 오래 살 수 있나를 고민하는 더 많은 '임차인'들이 있다.

도시재생 분양에서는 경기도내에 단 두 곳 중 한 곳인 정부 지정 국토교통형 예비사회적 기업 ㈜도시와사람 김승만 대표(48)는 이용자가 중심이 되는 새로운 주거 공급 모델 실험에 나섰다.

▲주거 기본권 보장, 사회주택

김승만 대표는 지난해 도시와사람들을 설립했다. 건설회사 10여년 근무를 하면서 도시개발 방식 및 개발이익의 사유화에 대한 문제의식을 느껴 사회주택 시장에 뛰어들었다.

"고민은 여기에 있다. 왜 시민들은 집을 살수가 없을까? 은행 대출을 해야만 살 수 있을까였다. 건설회사를 다니면서 택지를 개발하고 아파트 등을 분양하면 막대한 이익이 남은 것을 봤다. 이 이익은 공유되지 않는다. 우리나라는 도시 개발이익을 개인(민간)이 가져가기 때문이다. 게다가 일반적으로 주택은 보유를 통한 자산 증식이 목적인 경우가 많다. 그러다 보니 실제 주거를 목적으로 하는 이들에게 그 부담이 가중되는 구조인 셈이다. 결국 우리가 집을 살 수 없는 것은 개발로 인한 이익의 대부분을 누군가가 가져갔기 때문이다. 이를 개선하고 싶었다."

그러면서 주택을 재산 증식의 수단 이전에 '삶의 자리'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또 퇴직 후 저소득층 무료공부방 운영과 청년센터 대표 등 지역활동을 통해 공동체 필요성에 공감했다.

"주거기본법에 우리는 쾌적하고 안전한 집에서 살권리가 있다고 명시해 놓았고 그러한 권리가 지켜지지 않고 있지만 우리는 누구도 문제제기하고 있다. 결혼 후 이사를 12번이나 했다. 여러가지 이유가 있었지만 이사를 하면서 깨달은 것은 주거공간은 삶의 자리라는 점이다. 쉴 곳이 있다는 것은 행복이다. 수도권의 경우 다른 곳에 비해 높은 임대료와 집값으로 주거 기본권이 무너지고 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한 방안이 바로 사회주택이다. 삶의 기본인 주거공간 문제를 해결하고, 도시의 공동체성 회복, 적정 임대시장 형성을 꿈꿨다. 청년과 대학생에게는 역세권 중심의 리모델링형 공유주택, 공공의 유휴토지를 활용한 건설형 공유주택, 장애인에게는 자연친화적 협동조합형 주택, 노인과 저소득층에게는 도심지내 빈집과 경로당을 이용한 리모델링형·매입형 주택을 공급하고자 한다.

즉 지역의 오래 방치된 공간 혹은 관리되지 못한 공간을 저렴한 가격으로 장기 임대해 각 계층의 눈높이에 맞게 수리·리모델링해서 저렴한 가격에 재임대해주고 있고 다양한 정보들과 기회들을 연결해주는 일을 하고 있다.

그리고 경기도형 사회주택도 모색중이다. 적정임대료를 통한 사회적 약자의 주거문제 해결, 쉐어하우스의 일부(한개층 또는 일부 공간 등)를 공유사무실로 활용해 함께 일하는 공간 실현, 도시재생선도지역에서 지역주민과의 상생을 위한 사회주택 공급, 입주민 및 임대인의 공동체 기능 강화를 위한 시스템 운영 등이다.
시범사업으로 대학생 전용 쉐어하우스를 안양시 만안구에서 운영하고 있다.

대학생 8명(남학생 4인, 여학생 4인)이 1층과 2층을 사용하고, 지하에는 커뮤니티룸을 만들었다. 교통 여건도 좋다. 지하철 1호선 안양역이 반경 1km 내에 있다. 연성대, 대림대, 안양대, 경인교대, 성결대도 최대 3㎞로 접근이 가능하다. 주변에는 안양천 자전거 도로와 안양예술공원, 안양역 상권이 형성돼 있다. 임대료와 보증금이 싸다. 임대료는 주변 시세의 절반도 안된다.

"대학가 근처에는 10년전이나 지금이나 원룸, 고시원 공사소리가 끊이지 않고 끊임없이 타지에서 유입되는 청년들의 지갑을 노리고 있다. 부동산시장이 부의 축적수단으로 인식되고 청년을 비롯한 많은 주거약자들만 갈수록 힘들어지는데 정부나 지자체는 어떠한 대책도 없이 손놓고 시장경제에 일임하고 있고 대학가는 기숙사를 늘리지 않고 있다. 다양한 유형의 주거유형이 만들어지면 주리문제를 해결하는데 도움이 될거라 생각했다. 쉐어하우스는 여러 유형 중에 하나인거다. 저성장·1인가구 증가의 시대적 변화에 맞춰서 다양한 방식으로 청년층 등 주택약자들의 주거선택권 확장을 위해 지원하고 있다. 사회주택은 도시에 부족한 공동체 회복기능도 담당한다. 그래서 주거공간인 쉐어하우스도 중요하지만 입주자들과의 소통문화와 주거문화가 형성되는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 거주자지원서비스에 많은 에너지를 쏟고 있다."

그는 사회취약계층별 주거·일자리·교육 등이 결합된 단지를 만드는 것이 목표이며, 영국의 캠프힐과 같은 장애인도 함께 어우러진 단지를 만들어 함께 살고 싶은 소망을 꿈꾸고 있다.

▲사회적기업, 함께 사는 사회

그가 사회적기업을 택한 것은 수익이 나면 이를 사회로 환원해 함께 사는 사회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서다. 지난해 안양시 사회적기업 창업경진대회에서 우승했다. 사회적협동조합, 사회적 기업 이사 활동을 하면서 사회적기업가에 대한 책임감과 지향점을 배웠다.

"모든 게 예상대로 흘러가는 것은 아니지만 어느 정도 정착이 되면 수익이 날 거다. 만약 이를 회사를 키우는데에만 쓰면 일반 기업과 다를게 없다고 생각한다. 국토부에 예비사회적기업을 신청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남은 수익은 반드시 지역을 위해 활용할 계획이다. 돈은 개별적인 활동으로 벌면 된다. 지역이 낙후되지 않고, 같이 살아갈 수 있다는 희망을 보여주고 싶다."

그는 다시 한번 공동체를 강조했다.

"가장 좋은 집은 고립되지 않는 집이다. 집은 구조적인 의미에서도 중요하겠지만 그보다 한 개인이 사회의 구성원으로써 사회활동을 시작하는 가장 기초가 되는 가족이라는 공동체가 있는 공간이기에 의미가 있다. 지금은 1인가구가 늘면서 가족공동체에서 해결될 수 있는 지점들이 사라지면서 자연스럽게 사회문제들이 발생하고 이것을 해결하기 위한 어마어마한 사회비용으로 이어지고 있다. 구조적인 집에 대한 고민과 더불어 공동체가 회복되는 공간으로써의 집이 먼저 고민돼야 한다고 본다. 정부도 이를 공감하고 있다. 다만 사회주택 정책이 행정 중심의 공급 관점에서 논의가 진행되는 경향이 있다. 사회주택에 입주하려는 이들의 생활 패턴에 맞춰서 수요자 중심의 정책들이 필요하며 이를 위해 수요자 대기리스트 등의 구체적인 방안을 고민해 나가야 할 때이다."

/최남춘 기자 baikal@incheonilbo.com


[김승만 대표 약력]

-안양고, 고려대(경영학) 졸업
-성인장애인부모 희망터 사회적협동조합 이사
-예비사회적기업 ㈜이야기너머 이사
-현대산업개발, 포스코건설 도시개발사업 담당
-부동산 개발 및 자산운영 전문인력 자격
-안양시 도시환경전문위원
-저소득층 무료공부방 운영(안양청년센터 대표)
-협동조합 공동육아 친구야놀자 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