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우 정경부 차장


구약 성경의 열일곱 번째 책인 에스더서는 식민지 유태인 출신으로 페르시아 제국의 왕후가 된 '에스더'에 관한 기록이다. 당시 페르시아에는 유태인을 극도로 싫어하는 '하만'이라는 고위 관리가 있었는데, 유태인을 몰살시키려는 계획을 세우고 있었다. 이런 위기에서 유태인을 구해낸 사람이 바로 '에스더'이다. 에스더가 왕후로 되었을 때 같은 유태인인 '모르드개'는 "당신이 왕후의 자리를 얻은 것이 이 때를 위함이 아닌지 누가 알겠습니까?"라고 말했다는 유명한 일화가 있다.

올해 국회 국정감사가 다음달 10일부터 일제히 시작한다. 이번 국정감사에는 한반도 비핵화와 종전선언 문제를 비롯해 지난 정권에서 발생한 적폐청산 문제와 일자리·부동산 등 경제정책까지 굵직굵직한 현안이 산적해 있다. 추석 연휴를 마친 여야는 벌써부터 국감을 대비한 힘겨루기에 들어간 모양새다.
하지만 여야를 떠나 정치권이 이번 국감에서 해결해야 할 시급한 현안이 있다. 바로 '경인고속도로 통행료 폐지' 문제다.

경인고속도로는 1968년 12월21일 개통된 우리나라 최초의 고속도로이다. 지난 50년 동안 경인고속도로 통행료 수입 총액은 1조2863억원으로 집계됐다. 고속도로 건설 투자비(2762억원)와 유지관리비(6039억원)보다 4602억원이나 더 걷어들인 셈이다. 투자비 회수율은 무려 247%로 투자비의 2.5배를 통행료로 벌어들였다.
그런데도 국토교통부와 한국도로공사는 경인고속도로 통행료 폐지를 거부하고 있다.
지난 5월30일부터는 인천기점~서인천IC 구간이 일반도로로 전환돼 인천시가 시설 유지관리 비용을 부담하고 있다. 그러나 국토부는 경인고속도로 일반화 구간에 대한 국비 지원에도 난색을 나타내고 있다.
국토교통부와 한국도로공사는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관이다. 국토위에는 더불어민주당 시당 위원장인 윤관석(남동을) 의원이 여당 간사를 맡고 있다.

아울러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 시당 위원장인 민경욱(연수을) 의원도 국토위 소속이고, 바른미래당 이학재(서구갑) 의원도 국토위에 포진해 있다. 게다가 여당의 원내사령탑에도 홍영표(부평을) 의원이 맡고 있다.
300만 인천시민이 이번 국감에서 국토교통위원회를 주목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인천지역 의원들이 국토위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게 된 것이 이 때를 위함이 아닌지 누가 알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