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 못내거나 여행 떠나
예의 지키면서 실속 찾는 '대행 서비스' 이용 늘어

 

추석을 맞이하는 인천 시민들의 모습이 시대의 변화에 따라 달라지고 있다.
온 가족이 함께 벌초를 하거나 차례상에 올릴 음식을 준비하는 대신 실속을 추구하는 분위기다.

20일 강화군산림조합에 따르면 벌초대행서비스 의뢰는 해마다 증가하는 추세다. 지난해 조합이 추석을 앞두고 강화지역 묘지의 벌초를 대행한 건수는 205기(基)였다. 올해는 무려 270기를 대행했다. 일부 손상된 묘지에 대한 보수 작업을 요청하는 경우도 많아지고 있다.

벌초대행 1회 비용은 8만원으로 묘지 면적과 이동거리에 따라 금액이 올라간다. 조합은 강화지역에 있는 묘지를 중심으로 활동하며 거리가 가까울 경우 김포까지도 나가고 있다. 추석 벌초대행 의뢰는 보통 연휴 2주 전부터 들어온다. 의뢰인들은 대부분 잔디의 성장 정도를 고려해 추석 직전에 벌초를 요구하는 편이다.

강화군산림조합 관계자는 "시간을 내기 어려운 직장인 등은 조상의 묘를 직접 관리하기 어려워 벌초대행을 선호한다"며 "기존 조합 소속 회원 외에도 서비스가 있다는 소식을 듣고 의뢰를 해오는 이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인천가족공원도 마찬가지다. 올 추석을 앞두고 200기에 대해 벌초대행 서비스를 벌였다.
명절을 이용해 해외여행을 떠나는 여행객을 대상으로 차례음식과 차례를 지낼 공간을 제공하는 업체도 등장했다.

해당 업체는 영종도에 있으며 인천국제공항과 10분 거리다. 여행을 가기 전 차를 맡기고 가도록 주차공간도 내주고 있다. 공장에서 만들어진 음식을 내놓는 일부 업체들과 다르게 예약시간에 맞춰 조리하는 게 특징이다. 아직 영업을 시작한 지 3개월밖에 되지 않아 예약은 별로 없지만 오는 추석연휴를 맞아 문의가 꽤 있는 편이다.

이 업체 관계자는 "명절에도 기분 좋게 여행을 떠날 수 있도록 돕고자 차례음식전문 사업을 구상하게 됐다"며 "여유를 즐기면서 조상에 대한 예의를 갖추고 의미 있는 명절을 보내는 문화가 확산되고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김신영 기자 happy1812@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