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아파트 입주에 해원초 과밀학급 해결 요구
▲ 청라국제도시 해원초 학부모 연합회 회원들이 20일 인천시교육청 앞에서 과밀학급 해결을 요구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양진수 기자 photosmith@incheonilbo.com

인천 해원초등학교에 5학년 딸과 3학년 아들을 보내는 김모(43)씨는 등교하는 아이들을 볼 때면 걱정부터 앞선다. 몇 년째 계속되고 있는 과밀학급 문제 탓이다. 음악실·과학실 등의 특별실은 이미 교실로 개조됐고, 급식은 시간을 나눠 3교대로 한다. 김씨는 "여자 화장실은 쉬는 시간마다 줄이 밀려 수업시간에 알아서 가라고 선생님이 안내하는 실정"이라며 "내년에는 학생 수가 더욱 늘어나는데도 교육청은 학교 안에서 문제를 해결하라고만 한다"고 말했다.

청라국제도시 학교 과밀학급 현상이 좀처럼 풀리지 않을 기미를 보이고 있다. 과밀학급으로 씨름해온 해원초는 신규 아파트 입주로 '엎친 데 덮친 격'이 됐다. 20일 인천시교육청 자료를 보면 해원초의 학급당 학생 수는 31.4명(4월 기준)이다. 시교육청이 정한 학급 편성 기준은 26.5명이고, 최대 29명까지 허용하고 있다.

내년 3월이 되면 해원초의 학급당 학생 수는 40명을 넘길 전망이다. 1㎞ 정도 떨어진 곳에 있는 1600여 세대 아파트 입주가 시작되기 때문이다. 내년부터 해원초로 배정되는 학생은 540여명으로 추산된다. 현재 해원초 전교생은 1727명인데, 예상대로라면 2267명까지 늘어나는 셈이다. 시교육청은 해원초 학급당 학생 수가 41~42명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해원초 학부모들은 사전 협의도 없이 불과 2주 전 학교에서 이런 사실을 알렸다며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학부모 200여명은 이날 시교육청 앞에서 집회를 열고 "시교육청·서부교육지원청과 수차례 면담했지만 서로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며 "학생들이 추가로 배정된 뒤에 불편 사항만 지원할 수 있다고 답변한다"고 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교육부가 학교를 신설하는 기준은 학급당 35명이다. 과밀학급을 판단하는 기준이 다를 수 있다"며 "청라 지역 다른 학교도 입주자가 늘고 있기 때문에 분산 배치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순민 기자 smlee@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