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공원 인근 '토막살인' 사건
밤 새워가며 수사해 용의자 검거
"인원 적지만 전 부서 합심해 해내"
▲ 박기희 과천경찰서 수사과장
▲ 박기희 과천경찰서 수사과장

 

"오로지 빨리 잡아야 된다는 생각뿐이었죠."

유난히도 더웠던 올해 여름, 조용한 전원마을을 발칵 뒤집어 놓은 사건이 발생했다. 지난 8월19일 경기도 과천시 막계동 서울대공원 인근에서 발생한 토막살인 사건은 온 국민을 불안에 떨게 했다. 지난 18년간 강력 범죄로부터 안전 지대 중 한 곳으로 꼽혔던 과천시와 시민들은 큰 충격에 빠졌다. 자칫 장기화될 수 있는 사건이었다. 이번 사건에 범국민적인 관심이 쏠리며 어깨가 무거워진 것은 단연 과천경찰서의 경찰들이었다.

"단서 하나도 놓칠 수 없었어요. 이틀 꼬박 밤을 새우면서도 피로감보다 책임감이 앞섰습니다. 초동 수사가 무엇보다 중요했던 이번 사건에서 1분 1초가 아깝게 느껴졌습니다."

그 결과 과천경찰서는 사건 발생 이틀 만인 8월21일 살인 사건의 용의자를 검거하는 데 성공했다.

"우여곡절이 많았어요. 유력 용의자로 거론되던 이들에게서 결정적 근거를 발견하지 못하고 연거푸 좌절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더 이상의 지체는 수사 요원들을 지치게 만들 것이라 판단했죠. 과천서의 모든 부서가 똘똘 뭉쳐 책임을 다한 결과입니다."

다른 광역 도시에 비해 경찰력이 턱없이 부족했던 과천경찰서는 어느 부서를 막론하고 모든 부서가 합심해 이번 수사에 총력을 기울였다.

"결국엔 해냈습니다. 인원도 적고 갑자기 접하게 된 큰 사건에 당황하지 않고 노련한 대처와 집요한 수사력이 과천경찰서에 저력을 보여주는 계기가 됐습니다."

박기희 수사과장은 이번 사건의 가장 큰 힘이 돼 준 것은 국민들의 뜨거운 관심과 성원이었다고 말한다.

"보람을 크게 느낀 순간이었습니다. 그 어떤 보상보다도 국민들의 성원이 사명감을 갖게 하고 힘이 돼 주었습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대한민국의 경찰을 아버지로 둔 딸아이에게 부끄럽지 않은 모습을 보일 수 있어서 기쁘게 생각합니다."

/박혜림 기자 hama@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