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그룹이 하남 미사강변도시에 추진하던 온라인센터 건립계획이 주민반발에 부딪혀 표류한 지 6개월만에 사실상 무산됐다. 하남시가 공문을 통해 반대입장을 공식 표명했기 때문이다.

하남시는 '현 미사강변도시 부지 내에 입점하려는 신세계 온라인센터에 대해 반대한다'는 내용의 공문을 19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보내고, 앞으로 하남시와 신세계는 관내 대체 부지를 찾는 데 공동으로 노력하기로 했다고 20일 밝혔다.

그 동안 하남시는 주민 뜻에 반하는 신세계 온라인센터 입점은 반대한다는 입장을 갖고, 주민들과 신세계 사이의 접점을 찾기 위해 노력했다. 시 내부에선 본사 입점에 따른 경제적 효과, 교통 문제, 환경 문제 등도 다각적으로 검토하고, 신세계측과도 의견을 교환했다.

그러나 신세계측으로부터 현 부지는 온라인 본사인력 전체가 근무하기에는 공간이 부족해 일부 기능만 이전하겠다는 입장을 확인한 하남시는 본사 이전이 없는 온라인센터는 교통·환경 등으로 시 발전에 큰 도움이 되지 않고, 반대하는 주민들이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하남시와 신세계는 두 차례의 비공식 면담을 통해 현 부지에 대한 검토와 함께 본사 이전 문제를 논의했지만, 접점을 찾는데 실패하고 다른 대체부지를 찾기로 했다.

김상호 하남시장은 "대기업을 유치해 자족도시를 만든다는 구상도 실현해야 하지만 전체 시민들이 환영하는 기업 유치를 해야 한다"며 "앞으로 시가 더 적극적으로 기업유치에 나서겠다"고 했다.

한편 신세계그룹은 지난 3월 온라인센터 부지인 하남 미사강변도시 자족시설용지 2만1422㎡에 대해 LH와 972억원 규모 매매계약을 체결할 예정이었지만, 지역 주민들의 반발에 부딪혀 계약이 무기한 연기됐다. 신세계그룹은 신세계백화점과 이마트로 나뉜 온라인 사업부를 통합해 이커머스(전자상거래) 사업을 전담하는 신설회사를 설립하고, 하남 온라인센터를 물류센터 등이 포함된 '이커머스 법인의 핵심시설'로 육성한다는 구상이었다.


/하남=이동화기자 itimes21@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