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동원 미추홀 명장 "산업 확대·유지 위해 기술개발과 기업협업 노력"
▲ 지난 30여 년간 자동차 정비 분야에서 기술을 개발하며 후배 양성에 힘써온 고동원 미추홀 명장.

"BMW 화재의 가장 큰 원인은 내부가 고온이 될 때 기능을 제어하지 못하는 소프트웨어 문제입니다. 거기에 유례없는 폭염과 플라스틱 소재로 만들어진 EGR(배기가스재순환장치) 파이프까지 더해지면서 화재 확률이 높아진 상황이 된 겁니다."

미추홀구 사업장에서 만난 고동원(58) 명장은 지난 7월 벌어진 BMW 사태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그는 올해 인천시가 선정한 '미추홀 명장'이다. 지난 30여 년간 자동차 정비 분야에서 기술을 개발하며 후배 양성에 힘써왔다.

실제 그는 15년간 전기·전자·자동차 분야로 학생들을 만나고 있는 산업현장교수이기도 하다.

고 명장이 강의를 시작하게 된 것은 자연스러운 수순이다. 홀로 직업훈련원을 다니며 기술들을 익혔기 때문이다. 19살 무작정 고향을 떠난 그는 전문기술을 배울 곳을 찾다 인천에 자리를 잡았다.

"인천직업훈련원 전기과 2회 출신입니다. 현 한국폴리텍대학 남인천캠퍼스의 전신 격이죠. 그 당시 자동차 기술을 배워야겠다고 생각했지만 쉽지는 않았어요. 직접 몸으로 부딪쳐가며 혼자 모든 것을 익혀야 했죠."

독학으로 자동차정비·검사 분야에서 자격증을 땄던 그는 자신의 후임들에게 이러한 고통을 물려주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산업기사, 기능장, 기능사 등 시험 서적 8권을 썼고, 때로는 자격증이 없는 정비사들을 모아 현장 교육을 진행하기도 했다. 지난해 4개월간 진행된 교육으로 23명 중 20명이 목표한 시험에 합격했다.

고 명장은 현재 인천 지역 정비사들이 모인 '새인천 전문정비사업조합'과 '새인천 자동차협동조합'의 명예장이다.

정보교류와 교육을 진행하는 동시에 공동구매를 통해 지역 내 소규모 사업자에게 도움을 주고 있다. '네오카'라는 자체 브랜드를 설립해 저렴한 가격에 질좋은 자동차 부품들을 나누고 있다.

최근 고 명장은 정비업계의 미래에 대한 고민이 크다. 갈수록 자동차 분야 기술 자체가 복잡해지면서 정비업계에 들어오는 인력들이 적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소비자들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업계 전반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내놨다.

"현장에 있는 정비사들은 꾸준히 새로운 기술과 정비에 관심을 가지고 노력해야만 합니다. 하지만 이를 위해서는 대기업에서 만들어내는 자동차 정보들을 정비업계에 공유할 필요도 있습니다. 언제 어디서든 소비자들에게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산업 자체를 키우는 일이니까요."

/글·사진 김은희 기자 haru@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