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신호 포천경찰서 경감

 


경기 북부경찰청과 예하 12곳의 경찰서는 지난 13일부터 '불법촬영 OFF 캠페인'을 시행하고 있다. 이러한 캠페인은 개인 휴대폰에 액정 클리너를 부착하여 휴대폰을 사용할 때, 후면 촬영기능을 가려 상대방에게 심리적 안정감을 주자는 취지에서다.
좀 더 쉽게 설명하면 '저는 현재 불법촬영을 하고 있지 않습니다. 그러니 안심하세요.'라는 의미로 상대방에 대한 배려심의 행동이다.

최근 몰카범죄에 대해서 경찰 등 관계기관의 예방 및 단속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범죄는 여전히 근절되지 않는 현실을 감안한 경찰의 고육지책의 일환이다.
어떻게 보면 사소한 것일 수도 있겠으나, 자신이 언제 어디서 불법촬영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불안한 마음을 갖고 있는 사람에게 다소 위안이 될 수도 있을 것으로 본다.
실제로 서울청, 경기남부청, 경기북부청 등 수도권 내 지방경찰청에선 지난 6월21일∼8월23일까지 불법촬영 검거 통계에서 범행도구로 손목시계, USB 등 지능적 기계형이 16건, 스마트 폰이 341건으로써, 가장 손쉽게 접할 수 있는 스마트 폰이 불법촬영의 수단이 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불법촬영 후 유포까지 생각하여 경제적 이익을 취득할 목적이 아닌, 일상생활에서 우연히 또는 단순 호기심에 의하여 상대방을 몰래 촬영한다는 것임을 알 수 있다.

이를 역으로 가정할 때, 학교나 직장에서 올바른 스마트 폰 예절을 교육하면 얼마든지 잠재적 범죄자를 줄일 수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예를 들면, 산업현장에서 중상자 1명이 나오기까지 경상자 29명, 단순 타박상 300명이 발생한다는 1대 29대 300의 법칙, 즉 이를 발견한 사람의 이름을 딴 '하인리히의 법칙'이 있다. 이러한 큰 사고가 발생하기까지 여러 작은 징후들이 발생한다는 것으로, 사전 예방의 중요성을 설명할 때 종종 쓰는 말이다.
불법촬영 또한 마찬가지이다. 1명의 불법촬영 범죄자가 나올 때까지 중간 중간 여러 징후들이 나타나기 마련이다. 그중 하나가 전철, 버스 등 공공 장소에서 스마트 폰에 열중하여 상대방에게 오해의 소지를 일으키는 행동으로 보일 수 있다.

이러한 불법촬영에 따른 사전 예방은 경찰이 1명의 범죄자를 검거하는 것보다 낫다. 1명의 범죄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사전에 예방하는 게 중요하다.
이러한 의미에서 경기북부경찰청과 예하 경찰서가 휴대폰 액정 클리너를 활용한 '불법촬영 OFF 캠페인 활동'에 앞장서고 있는 만큼 국민들에게도 적극적인 동참을 당부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