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피싱 중국인 전달책·계좌 대여자 무더기 덜미
저금리 대출을 미끼로 피해자로부터 뜯어낸 돈을 보이스피싱 조직에 전달한 중국인 유학생과 계좌를 빌려준 사람들이 무더기로 경찰에 붙잡혔다.

인천 부평경찰서는 보이스피싱 피해자들로부터 돈을 받아 중국 조직에 전달한 혐의(사기 및 전자금융거래법 위반)로 A(32)씨와 중국인 유학생 B(30)씨를 구속했다고 18일 밝혔다.

이들이 속한 보이스피싱 조직은 지난달 초부터 수차례에 걸쳐 "기존 대출을 저리로 전환해주겠다"고 피해자들을 속여 최소 1억원이 넘는 돈을 가로챈 것으로 드러났다.

이 과정에서 A씨는 전국에서 고속버스 택배 화물로 올라온 대포통장과 체크카드를 인천터미널과 부천터미널에서 모으는 이른바 '통장 모집책'을 맡았다. 국내에 7년째 거주 중인 중국인 유학생 B씨는 체크카드를 넘겨받아 피해금을 중국 현지 조직에 송금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중국 사회관계망서비스인 위챗 기록에 남은 범행만 확인된 상태라서 추가 조사에 따라 피해금이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또 A씨와 B씨에게 계좌와 체크카드를 빌려준 10여명도 입건했다. 이들은 '300만원을 주겠다'는 보이스피싱 조직 제안에 택배로 체크카드를 넘긴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범행에 사용된 계좌를 추가로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순민 기자 smlee@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