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네 번째 합동결혼식
신랑·신부 6쌍 '함박웃음'
▲ 18일 인천 서구 아시아드웨딩컨벤션에서 열린 '제4회 육군 제17사단 합동결혼식'에 참석한 신랑·신부들이 김정유 사단장의 주례사를 듣고 있다. /이상훈 기자 photohecho@incheonilbo.com

"부대의 배려로 늦게나마 결혼식을 올릴 수 있어 행복합니다. 그동안 열심히 나라를 지킨 만큼 신부도 잘 지키는 신랑이 되겠습니다."

18일 오후 3시 인천 서구 아시아드 웨딩컨벤션에서 육군 17사단 미추홀부대가 주관한 '제4회 합동결혼식'이 열렸다.

결혼식장에 오른 늦깎이 신랑 이명철(49) 상사는 곳곳에서 터지는 카메라 불빛과 식장이 떠나갈 듯 한 박수 소리에 양손을 들어 화답했다. 그의 앞에는 행진곡에 맞춰 순백의 드레스를 입고 미소를 띤 채 걸어오는 신부가 있었다.

이들 부부가 결혼 서약서를 쓴 건 지난 2012년. 개인 사정으로 결혼식을 못한 채 살아온 지 어느덧 6년이 흘렀다. 이 상사는 "부인이 결혼식에 대한 큰 내색은 안 보였지만, 오히려 그게 더 미안했다"며 "사단장님이 신경 써주신 덕에 마음속에 남아있던 응어리가 풀렸다"고 웃으며 말했다.

17사단은 2015년부터 해마다 결혼식을 올리지 못한 장병을 위한 합동결혼식을 열고 있다. 17사단을 상징하는 구호가 '부대의 전투력은 행복한 가정에서 나온다'이기 때문이다. 올해로 네 번째인 합동결혼식에 참여한 장병만 어느덧 53명에 달한다. 이들 모두 각자 사연을 이유로 혼인신고만 하고 결혼식은 올리지 못했다.

이날 합동결혼식에 참여한 장병은 부사관 2명과 상근예비역 4명 등 총 6쌍이다. 이들을 축하하기 위해 신랑·신부 가족과 17사단 장병 등 200여명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결혼식 주례에 나선 김정유 육군 17사단장은 "행복한 군인이 되기 위해선 행복한 가정이 먼저 만들어져야 한다"며 "이 순간을 잊지 말고 부부들이 항상 서로를 존중하고 사랑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결혼식을 올린 장병들은 부대로부터 4박5일의 특별 휴가를 받았다. 이들은 19일부터 2박3일간 제주도로 신혼여행에 떠난다.

/임태환 기자 imsens@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