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유공자들의 마지막 길을 예우하는 인천 선양단의 활동이 운영난을 겪고 있다고 한다. 나라를 위해 헌신한 이들에 대한 우리 사회의 무관심과 외면 때문이다. 인천에서는 한해 700명 이상의 유공자들이 유명을 달리하고 있다. 그런데 이들을 영예롭게 떠나 보내려는 의식조차도 관계당국의 지원 부족으로 끊길 판이다. 이래서야 나라가 어려움에 처했을 때 누가 나서서 스스로를 희생하려 하겠는가.

무공수훈자회 인천지부는 국가유공자의 영혼을 기리고 유가족들의 자긍심과 애국심을 함양시키고자 지난해 9월 선양단을 창단했다. 선양단은 주로 각 지역 무공수훈자회에서 운영하며 1997년 경남에서 처음 시작된 이래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다. 선양 대상은 6.25 전쟁과 월남전 참전자, 국가묘지 안장 대상자 등이다. 선양단은 이들의 장례식장을 찾아 태극기와 대통령 근조기를 설치하고 무상으로 조문, 관포 등을 진행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이 후 장례 전 과정을 앨범으로 제작해 유가족에게 전달한다.

인천지부에서는 회원 13명이 1개조로 구성돼 장례 현장에 나간다. 대부분 75세 이상의 고령이지만 전우의 손으로 전우를 보낸다는 심정으로 봉사에 임하고 있다. 그러나 운영비는 인천시가 지원하는 연간 9700만원이 전부다. 월 평균 15회의 장례에 단원 13명이 감당해야 한다. 단원 1명에게 돌아가는 인건비는 3만원. 점심값과 교통비, 단복 세탁비를 감당하기에는 턱없이 모자란다. 선양단이 이동할 때 쓰는 차량이 11인승이어서 개인 차량까지 동원해야 하는 실정이다. 유공자들의 고령화로 장례건수는 계속 늘어나는 추세이지만 이대로는 제대로 된 예우가 어려운 실정이다.

선양단 활동에 가장 관심을 보여야 할 국가 보훈처와 인천보훈지청 등의 지원은 전무하다. 인천시도 이런 저런 이유로 지원액 현실화를 거부하고 있다. 과거처럼 나라가 가난해 보훈사업에 신경을 쓰지 못할 지경도 아니다.이런 저런 명목으로 국민들의 귀한 세금을 펑펑 쓰면서 정작 국가유공자들의 마지막 가는 길을 기려 줄 돈은 없다는 말인가. 인천시와 보훈 당국은 이제라도 적극적인 지원에 나서야 마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