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말 판교 오갈 '제로셔틀' 산파
"실증단지서 검증…자료 축적할 것"
▲ '제로셔틀'의 개발자 차세대융합기술연구원 김재환 박사.
경기도로부터 연구의뢰를 받은 자율주행차 '제로셔틀' 기술이 3년간의 연구 끝에 차세대융합기술연구원에서 탄생했다.

국내 최초 개발에 성공한 '제로셔틀'의 총괄책임자는 차세대융합기술연구원 김재환 박사다.

차세대융합기술연구원은 제로셔틀 기술 개발과 별도로 차량 안전기준 인증, 관련 법 개정, 도로 상황 개선을 위해 국토교통부, 경찰청, 경기도 등 각 주체와 긴밀히 협의해 왔다.

김 박사는 "자율주행차만 만든다고 되는 문제가 아니었다"라며 "'무인' 자체가 핸들, 액셀레이터, 브레이크도 없어 새로 차를 인증받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 개발에 대해 "자율주행차는 아직 사회적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상황이어서 상용화까지는 알 수 없다"라고 말했다.

김 박사는 "대중교통 자율주행차로서는 제로셔틀의 상용화를 위해 주행 거리와 운행 사례 등 데이터가 축적돼야 그 결과를 바탕으로 정부에서도 본격적인 운행을 있을 것 같다"라며 "지금 단계에서 상용화 예측은 아직 이르다"고 설명했다.

제로셔틀이 일반도로에 나올 수 있었던 가장 큰 요인은 성남시 판교 제2테크노밸리에 조성된 '판교제로시티 자율주행 실증단지' 덕분이다.

통합관제센터를 기반으로 도로 사물인터넷(IoT) 센서들이 교통신호와 보행자, 도로감시 정보 등을 수집해 차량사물통신기술(V2X)로 자율주행차에 실시간으로 정보를 제공한다.

제로셔틀 개발에 앞서 실증단지 조성에 참여한 김 박사는 "장애물이 없는 자동차 트랙에서 자율주행차가 운행 연습을 하는 것과 실제 도로 환경에서 연습하는 것은 학습량과 질에서 큰 차이가 난다"라며 "내년 말까지 실증단지에서 제로셔틀을 테스트 운행해 최대한 많은 데이터를 축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일반차량 운전자들이 자율주행차 옆에 일부러 바짝 달라붙거나 갑자기 끼어들어 능력을 테스트하려는 경우가 있다"면서 "자율주행차와 도로에서 공존하려는 시민의 인식도 중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자율주행차끼리는 서로 통신할 수 있지만, 일반 차와는 통신이 불가능해 어떤 상황이 일어날지 아무도 예상할 수 없다"라며 "제로셔틀 시범운행에서 '급제동'이 문제점으로 지적됐는데, 안정적인 서비스가 제공될 수 있도록 기능을 개선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제로셔틀은 내년 말까지 판교 제2테크노밸리에서 판교역까지 5.5㎞ 구간을 시속 25㎞ 이내로 순환하며 시범운행을 한다. 11월부터는 일반인에게 탑승 기회를 제공할 계획이다.

/김태호 기자 thkim@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