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분양 예정 … 학대는 아냐"
인천 서구 연희자연마당에 있는 동물농장이 수십 마리의 동물을 키우기엔 좁다는 지적이 나온다.

13일 인천시에 따르면 최근 자연마당 내 동물농장을 보수하고 제대로 관리해달라는 민원이 들어오고 있다. 현재 토끼 40여마리가 살고 있는 사육장 크기가 가로 3m, 세로 2m 수준으로 비교적 좁은 편에 속하기 때문이다.

또 사육장 주변이 거미줄로 가득하고 사육장 안에 쥐가 돌아다니는 등 관리가 부실하다는 의견도 뒤따른다.
실제 지난 11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자연마당에 갇힌 동물을 구해주세요'라는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는 "평생 땅 한번 밟아보지 못한 채 좁은 사육장에 갇힌 동물들이 불쌍하다"며 "매일 수십 명의 어린이집 원생들이 찾아오는 만큼 교육을 위해서라도 공간을 넓혀 달라"고 주장했다. 여기에 직접 찍은 동영상까지 첨부해 시가 대책 없이 동물농장을 운영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시는 2013년부터 운영한 동물농장에 학대 논란이 생기자 당황스럽다는 입장이다. 토끼가 번식력이 좋아 급격히 늘어났을 뿐 꾸준히 관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육장을 매일 청소하진 않지만 정기적으로 배설물을 정리하는 등 청결에도 힘쓴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시는 주민 요구 사항인 사육장 개선은 힘들다는 뜻을 보였다. 당초 동물농장이 자연마당에 속한 공식 운영 시설이 아닌 볼거리 제공을 위해 만들어졌고, 사육장을 넓힐만한 예산적 여유도 없기 때문이다.

시 관계자는 "토끼가 늘면서 사육장이 좁아진 점은 인정하지만 동물 학대라는 표현은 동의할 수 없다"며 "현재 사육장 개선이 힘든 만큼 토끼를 주변 어린이집 등에 분양 보낼 예정이고 추후 동물농장 운영도 그만둘 것을 고려중이다"고 말했다.

/임태환 기자 imsens@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