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관 문턱 높아 학생·단체 행사 타지역으로
인천 부평구의 한 고등학교는 뮤지컬·오케스트라 등의 프로그램으로 축제를 열기 위해 지난해 부평아트센터에 대관 신청을 했다가 거부당했다. 아마추어는 자격이 되지 않는다는 부평아트센터 대관 규정 탓이다. 결국 이 학교는 축제 장소로 계양문화회관을 택할 수밖에 없었다.

부평아트센터의 높은 대관 문턱으로 부평 지역 학교·단체가 서구나 계양구에 있는 문화회관으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 수준 높은 공연만을 표방하면서 구민들의 문화 접근성을 떨어뜨린다는 지적이 나온다.

13일 부평아트센터 규정을 보면 상반기와 하반기로 나눠 신청을 받는 대관에 '유치원·초중고 등 아마추어 개인 및 단체의 공연'은 제한하도록 돼 있다.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특정 계층만의 문화 공간이 아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문턱 낮은 복합문화공간"이라고 소개하면서도 까다로운 대관 기준을 적용하고 있는 것이다.

부평아트센터는 883석 규모의 해누리 극장과 323석의 달누리 극장으로 이뤄져 있다. 이달 대관 일정을 보면 주말 위주로 클래식 연주회와 콘서트, 뮤지컬 등만 올라와 있다.

부평구 유치원 연합 단체도 지난해 말 유치원생 공연을 위해 달누리극장 대관을 신청했지만 '아마추어'라는 이유로 가로막혔다. 반면 다른 지역 문화회관은 학교나 유치원 행사에도 공연장을 빌려주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마경남(비례) 부평구의원은 "이름만 아트센터일 뿐 조례상 주민의 문화 향수 기회를 확대하기 위한 문화예술회관인데도 폐쇄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며 "구민이 참여하는 공연·행사엔 문턱을 낮춰 개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부평구 관계자는 "학생을 포함한 구민 문화 공간으로 활용되도록 대관 규정을 고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순민 기자 smlee@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