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인 

 

20여년간 구독하고 있는 블룸버그 비즈니스주간지는 경제 뉴스를 심층 보도하고 개별기업과 기업인들에 관한 다각적 정보를 제공한다. 매주 70여 페이지에 실리는 기사들을 모두 읽지는 못하고 흥미 있는 기사 한 두 개를 보는 것으로 끝내고 있지만 다른 매체에서는 찾을 수 없는 정보가 있어서 구독을 계속하고 있다. ▶블룸버그를 처음 알게 된 것은 1998년도였다. IMF사태를 극복하기 위한 '투자유치국제회의'의 조직책임을 맡아 영국의 파이넨셜타임스(FT)와 준비작업을 하고 있을 때 홍콩의 블룸버그 책임자가 경제관련 정보 단말기를 프레스센터에 무료로 설치하겠다고 제의해 왔다. 당시 우리나라에서는 잘 알려지지 않은 경제전문 통신사였지만 FT 관계자들은 블룸버그의 제의를 적극 수용했다. 투자유치국제회의가 개막되기 직전 블룸버그측에서는 단말기 10여대를 설치했고 참가자들이 많이 이용하는 것을 보고 영향력을 실감했던 기억이 새롭다. ▶경제미디어 블룸버그를 창업하여 세계적인 매체로 키우고 뉴욕 시장을 3번이나 연임한 마이클 블룸버그는 보스턴의 러시아계 유태인 가정에서 태어났다. 하버드 MBA를 거쳐 투자은행 살로먼 브라더스에서 일하던 블룸버그는 글로벌 기업의 재무 및 경제정보를 빠르고 정확하게 제공하는 통신사를 만들고 이를 바탕으로 라디오와 TV까지 거느리는 종합 미디어 그룹으로 키워냈다. 450억 달러의 거부가 된 블룸버그는 2002년 뉴욕시장에 출마하여 세 번이나 연임하면서 뉴욕을 바이오 벤처기업의 요람으로 만들었다. 블룸버그에게 뉴욕은 거대한 기업이었고 시민들은 고객이며 공무원들은 기업의 인재였고 그 자신은 뉴욕이라는 기업을 이끄는 CEO(최고경영자)였다. 뉴욕타임스는 블룸버그 시장이 270만 달러의 연봉도 받지 않고 오히려 개인돈 5억5천만 달러를 쓰고 물러났다고 보도했다. ▶9월3일자 블룸버그 비즈니스위크의 첫 페이지에는 <미국의 영웅: 존 매케인>이라는 제목으로 마이클 블룸버그 발행인의 추도사가 게재되었다. 매케인은 전쟁의 영웅이었을 뿐 아니라 정치의 영웅이기도 했다면서 미국의 품위와 이익을 우선하기 위해 정치적인 부담도 마다했던 진정한 애국자라고 평가했다. 베트남 국민들도 매케인을 존경하는 것은 용기있고 사심 없는 그의 리더십 때문이며 이 같은 리더십이 필요한 시점이라면서 트럼프 대통령을 겨냥한 조사를 읽으며 저명한 미디어 그룹 CEO다운 안목에 감동을 느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