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관목 한국교통안전공단 교수

 

도로교통법 개정으로 9월28일부터 일반 도로에서도 전 좌석 안전띠 착용을 의무화한다. 일단 차에 올라탔다면 모두 안전띠를 맸는지 확인한 뒤 출발하자. 온 가족이 기다리는 추석에 고향 오갈 때도 마찬가지다.
8월에는 휴가로, 9월에는 우리나라 최대 명절인 추석으로 장거리 이동이 크게 늘어난다. 심각한 고속도로 정체는 불 보듯 뻔하지만, 고향 가는 설렘까지 붙들어 매지는 못할 터이다.
오랜만에 만나는 가족 선물을 차에 가득 싣고 고향으로 출발하기 전, 안전운전을 위해 꼭 해야 할 일이 있다. 타이어와 엔진 등 자동차 점검과 블랙박스 같은 장비에 이상이 없는지 확인해야 한다. 또 하나 잊지 말아야 할 것은 바로 전 좌석 안전띠 착용이다. 출발하기 전 뒷좌석까지 안전띠를 맸는지 확인하는 일은 이제 안전운전의 기본이다.

현재 전 좌석 안전띠 착용이 고속도로와 자동차 전용 도로에선 이미 의무화돼 있는 상황. 이달 28일부터는 일반 도로에서도 전 좌석 안전띠 착용이 의무화된다. 이를 어기면 운전자와 동승자 각각 3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한다. 6세 미만 영·유아도 카시트를 착용해야 하는데, 13세 미만 어린이가 안전띠를 매지 않으면 두 배인 6만원의 범칙금을 내야 한다. 택시나 버스 등 사업용 차량에도 적용된다. 하지만 안전띠를 설치하지 않은 시내버스는 예외다.

'안전띠가 생명띠'라는 것은 누구나 아는 상식이지만, 앞좌석에 비해 뒷좌석 안전띠 착용은 매우 낮은 수준이다. 질병관리본부가 최근 발표한 '2017년 지역사회 건강 조사'에 따르면 운전자석과 동승 차량 앞좌석 안전띠 착용률은 각각 85.7%, 79.9%로 높았으나 뒷좌석 착용률은 13.7%로 OECD국가 중 최저 수준이다. 선진국에선 전 좌석 안전띠 착용이 일상화돼 있다. 호주는 앞좌석 97% 뒷좌석 96%, 독일은 앞좌석 98.6% 뒷좌석 99%로 거의 모든 승용차 탑승자가 안전띠를 착용한다. 영국·스위스·캐나다 등에도 뒷좌석 착용률이 80~90%대로 매우 높다.

이처럼 국내 뒷좌석 안전띠 착용 성적이 나쁜 까닭은 무엇일까. 국민의식 수준이 낮아서? 분석 결과는 그렇지 않다. 한국교통안전공단에서 얼마 전 벌인 '전좌석 안전띠 매기 대국민 의식 실태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95%가 '안전띠 착용이 교통사고 예방에 효과가 있다'고 답했다. 그럼에도 착용하지 않는 이유로는 '습관이 잘 되어 있지 않아서'(46.1%)와 '불편해서'(41.1%)가 주를 이루었다. 대부분 안전띠와 카시트 착용이 중요하다는 사실은 알고 있지만, 얼마나 중요한지는 잘 모른다. 공단 안전연구원에서 '안전띠 부적절한 착용 위험성 실차 충돌 시험'을 실시한 바 있다. 자동차가 시속 56㎞로 고정 벽에 정면충돌하는 상황에서 진행했다. 시험 결과 안전띠를 부적절하게 사용하면 중상을 입을 가능성이 최대 99.9%로 나타났다.
교통사고는 예고 없이 찾아온다. 안전운전을 생활화하는 것만이 사고를 예방하고 피해를 줄일 수 있다. 추석 귀성길도 결코 녹록지 않다. 1년 중 교통사고가 가장 집중되는 기간이다. 전 좌석 안전띠 착용으로 그 피해를 최소화하자. 가정의 행복을 지키는 지름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