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문화예술인모임 민원 제기...시 "문화재청과 논의 하겠다"
▲ 수령 800여년된 '장수동 은행나무.

인천시 남동구에 있는 수령 800여년된 '장수동 은행나무'를 인천시 기념물에서 '국가 천연기념물'로 지정해 보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인천시는 지난 1992년 지정된 시 기념물(지방문화재) 제12호인 장수동 은행나무를 국가 천연기념물로 지정해달라는 민원이 접수됐다고 12일 밝혔다.

이 민원은 지역사회 문화예술인들의 모임인 '이문회(以文會)'가 제기했다.

이문회는 민원을 통해 "장수동 은행나무가 우리나라에서 현존하는 최고 아름다운 은행나무이다. 역사성과 수령, 형태, 크기, 보존 여부, 지정요건, 미적가치 등 어느 것에서도 뒤지지 않는 우리의 소중한 문화 가치"라고 밝혔다.

또 "장수동 은행나무가 현재 시의 기념물로만 지정된 것은 지역사회의 자연 자원 보전과 그 의식 함양 제고 및 대외적인 홍보 측면에서 크게 미흡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문회 회원인 정승열 전 인천문인협회 회장은 "인천의 보배인 장수동 은행나무는 아름답기도 하지만 높이 30m, 둘레 8.6m인 나무 자체 손상이 거의 없이 보존돼 있다"며 "국가 천연기념물로 이 나무를 지정해 전국에 알리고 자연환경에 대한 보호의식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장수동 은행나무의 국가 천연기념물 지정 움직임은 수년전 제기됐지만 흐지부지됐다. 현재 국가 천연기념물로 지정돼 보호받고 있는 전국의 은행나무는 모두 23그루로 알려졌다.

시는 시 기념물인 장수동 은행나무의 국가 천연기념물 지정 관련 민원이 처음으로 접수된 만큼 관련 행정 절차를 준비하겠다는 입장이다.

시 문화재과는 "민원이 정식으로 접수된 만큼 국가 천연기념물을 관장하는 문화재청과 논의를 하겠다"고 언급했다.

조경박사인 시 공원정책과 곽남현 팀장은 "국가 천연기념물로 지정되기에 손색이 없다"며 "장수동 은행나무는 여타 은행나무와 형태와 형질적으로 특징이 크고 보존가치가 뛰어난 만큼 관련 절차에 큰 무리가 없을 것 같다"는 의견을 밝혔다.

/글·사진=이주영 기자 leejy96@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