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이천 설봉공원 '쌀축제'
수십만 명 몰려 훼손될 위기
전문가 "5개월 밟지 말아야"
시 "사용뒤 보수" … 비난 자초
"장소넓어 '윈윈 행사' 할수도"
이천시가 막대한 예산을 들여 조성한 설봉공원 내 '잔디광장'이 준공 3달여 만에 훼손될 위기에 처했다.

준공된 지 3개월도 안된 잔디광장에 관광객 수십만명이 다녀가는 이천쌀문화축제장이 들어서기 때문이다.

사정이 이런데도 시는 뚜렷한 대책을 내놓기는커녕 '훼손되면 보수하겠다'는 식으로 일관해 비난을 자초하고 있다.

12일 이천시에 따르면 시는 지난 7월 시민들의 부족한 휴식 공간 마련을 위해 총 사업비 5억6천만원을 들여 설봉공원 내 잔디광장 3면(총면적 3천987㎡)을 조성했다.

그러나 시는 조성된 지 3개월도 안된 잔디광장을 포함한 설봉공원에 오는 10월 17일부터 21일까지 5일간 열리는 제20회 이천쌀문화축제를 계획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쌀문화축제에 다녀간 관광객만 40만명이 넘는다.

이 인원이 이제 활착하기 시작한 잔디를 밟고, 그 잔디 위에 행사용 부스 등을 설치하면 잔디광장은 망가질 게 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잔디 보호 차원에서 식재된 지 5개월까지는 많은 사람들이 몰리는 행사나 지장물 등의 설치를 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조언하고 있다.

시도 잔디훼손 우려에 대해 깊이 공감하면서도 행사 규모상 잔디광장 사용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걱정은 되지만 (행사를)마땅히 옮길 장소가 없다.

피해를 최대한 줄이는 방향으로 행사를 진행할 예정"이라면서 "잔디광장에 부스 설치를 줄이고 불가피하게 훼손된 부분에 대해서는 보수하겠다"고 말했다.

지역 일각에서는 모두 3면으로 조성된 잔디광장 부분을 제외하고 행사를 치르자는 의견도 있었지만 반영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천=이백상기자 lbs@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