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육가구 점점 늘어 '펫코노미' 확대'
미용·위탁·운송·전시업' 사업자 등록
24시간 진료 서비스도 '일자리 창출'
안전사고·유기 문제는 '경각심' 필요

▲ 지난해 송도 펫페스티벌에 참가한 관람객들이 반려동물 의류 전문브랜드 '도코펫'의 목줄 제품을 들여다보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가 지난해 12월 발표한 '동물보호에 대한 국민의식 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국에서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구는 전체의 28.1%인 566만가구로 추정된다. 3가구 중 하나꼴로 강아지·고양이·햄스터 등의 동물을 반려(伴侶·짝이 되는 동무)처럼 키우고 있다는 뜻이다.

이렇게 반려동물은 점차 우리 생활 속 자연스러운 풍경으로 자리 잡고 있다. 혼자 지내는 1인 가구가 반려동물을 키운다거나, 아이 없이 반려동물만을 기르는 맞벌이부부 '딩펫족'도 흔한 가족 형태가 됐다. 인천에서도 이런 흐름에 따라 반려동물을 위한 경제적 인프라가 생활 일부분이 되고 있다.

▲인천에도 반려인들을 위한 애견 서비스가 뜬다!

12일 인천시 부평구에서 사는 박모(34)씨는 2년 전 서울 지역에서 강아지 2마리를 데리고 이사 왔다. 다세대주택에서 지내는 것은 변함없지만 테라스가 있는 빌라로 들어오면서 반려견들이 지내기 훨씬 좋아졌다는 평이다. 특히 10분 거리에 부평공원이 있는 것도 큰 장점이다. 주말은 물론 퇴근 이후에도 반려견을 데리고 산책할 수 있게 됐다. 이제는 공원에 자주 모이는 모임도 생겨, 쉬는 날이면 동네 반려견 가족들과 멀리 소풍을 가기도 한다.

박씨는 "이사 오면서 가장 고민했던 게 반려동물이었다. 마당이 있는 집에 어차피 갈 수 없다면 조금이라도 잘 지낼 수 있는 곳을 찾으려 노력했다"며 "지금 출퇴근 시간이 길어졌어도 마음은 훨씬 편하다"고 말했다.

인천시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등록된 태어난 지 3개월이 넘은 반려견 수는 8만2107마리다. 상반기 지역 가구 수인 120만에 비하면 적은 숫자이지만, 등록하지 않은 강아지를 포함해 고양이 등 반려동물 전체를 합치면 실제 지역 내 '반려가족' 수는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KB금융지주경영연구소에서 내놓은 '2017 반려동물 양육 실태 조사' 결과에서도 인천 지역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구 수를 31만으로 추산하기도 했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관련 산업 분야인 '펫코노미'도 점차 커지고 있다. 특히 먹거리 등 재화 중심에서 미용 등 서비스 분야로 점차 고급화되고 있는 추세다.

농식품부는 지난 2월 2018년 업무계획을 통해 향후 5년간 반려동물 분야에 3만6000개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등 산업 육성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이를 위해 '행동교정'과 '동물간호복지사' 분야 자격증, 애견미용 분야 공인 자격증도 새로 만들기로 했다. 또 지난 3월부터는 동물보호법 개정안에 따라 일정 시설을 갖춘 미용업, 위탁관리업, 전시업, 운송업 등 4개 사업자 등록을 받기 시작했다.

인천 지역에서 지난 6개월간 등록된 신규 반려동물 업체 수는 279곳이다. 유치원을 비롯해 일정 기간 반려동물을 맡길 수 있는 위탁관리업체는 91곳이며 유치원 등에 픽업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택시처럼 먼 거리를 이동할 수 있는 운송업체는 5곳, 전시업체는 13곳이다.

전시의 경우 강아지와 고양이를 비롯해 라쿤·토끼·염소·기니피그·미어캣·고슴도치 등 다양한 동물들을 볼 수 있을 뿐 아니라 먹이를 주는 등 체험 서비스를 제공하는 공간 서비스를 의미한다.

더불어 야간 진료와 같은 고급 의료서비스도 늘고 있다. 올해 3월 기준 인천 지역에 등록된 208개 동물병원 가운데 24시간 병원 수는 16곳이다. 남동구가 6곳으로 가장 많고 부평구가 3곳, 미추홀구·계양구·서구 2곳, 연수구가 1곳이다. 2년 전만 해도 남구·남동구·서구까지 6군데에 불과했으나 거의 두 배가량 늘었다. 동물용 의약품을 함께 취급하는 약국도 41곳가량이다. 서구 11곳, 남동구·연수구 7곳, 계양구·부평구 5곳, 남구 4곳 등으로 많았으며, 병원과 함께 전역에 분포된 형태를 보였다.

▲펫팸족 따라 늘어나는 사건·사고!

이처럼 펫팸족이 늘면서 경제적 인프라도 늘어가고 있지만, 지역 사회에서 반려동물을 둘러싼 문제도 여전하다. 반려동물을 키우지 않는 이웃 주민들과 갈등을 빚는 사례가 심심찮게 발생하고 있다.

가장 크게 우려하는 점은 안전이다. 지난 2012년 한국소비자원에 신고된 반려견 안전사고 횟수는 560건이었지만 지난해에는 두 배 넘게 증가한 1408건을 기록했다. 대부분은 타인을 무는 등 사람을 직접적으로 위협한 경우다.

이 때문에 지난 3월에는 산책하는 반려견에게 목줄 착용을 의무화하고 필요할 경우 입마개를 씌우는 안전조치가 법적으로 의무화됐다. 이를 소홀히 할 경우 50만원의 과태료 처분을 받을 수 있지만 사실상 단속이 쉽지 않아 유야무야한 상황이다.

견주들이 느끼는 피로도 역시 높다. 목줄을 하지 않거나 산책 중 배변을 치우지 않는 등 나쁜 사례 때문에 반려동물에 대한 전반적인 인식이 나빠지면서, 함께 있다는 이유만으로 위협을 받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미추홀구에 사는 김모(30)씨는 퇴근 후 반려견을 데리고 산책할 때마다 만나는 취객 때문에 고민이 많다. 술에 취해 강아지에게 다가오거나 소리를 지르는 주민들이 왕왕 있다는 설명이다. 산책 경로를 바꿔볼까도 했지만 집 인근인 만큼 이곳을 가지 않기도 어렵다.

그는 "취객도 취객이지만, 나이 많은 어르신들 위주로 시비를 거는 경우가 종종 있다. 결혼이나 하라고 훈수 두는 분들을 보면 화가 나기도 한다"며 "강아지를 잘 관리하는 견주들의 태도도 중요하지만 주민들도 예의를 갖고 대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유기동물 문제 역시 심각하다. 인천시에 따르면 지난 2015년 지역에서 일어난 동물유기 건수는 5232건에서 2016년 5633건, 지난해에는 6104건으로 계속 느는 추세다. 지난해 입양된 유기동물 수는 1906마리, 31.2% 정도다.

전국 유기동물 정보를 실시간으로 제공하는 애플리케이션 '포인핸드'에 따르면 올해 인천에서 유기된 동물 숫자는 총 4974마리다. 이 가운데 1363마리는 입양된 반면 455마리는 안락사됐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안락사율이 가장 높은 곳은 동구였다. 25.47% 비율로 나타났으며, 다음으로는 강화군 20%, 남구 18.21%, 중구 14.04% 순이었다. 현재 11개 군·구 보호소에 분리 보호 중인 994마리는 원래 주인 혹은 새로운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목줄 구매부터 수의사 교육까지 … 내일 '케이펫페어'로 오시죠

반려동물의 모든 것을 만날 수 있는 산업박람회가 인천 송도에서 열린다.
반려동물산업박람회 '2018 케이펫페어(K-Pet Fair)'가 오는 14일부터 16일까지 송도컨벤시아에서 개최된다. 올해로 6년째를 맞은 이 박람회는 사료, 간식, 장난감부터 미용도구, 식기대, 서비스 상품까지 반려동물과 관련된 모든 재화와 서비스를 만날 수 있는 행사다. 160개 업체가 참여해 279부스를 꾸린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이들을 위한 다양한 부대 행사도 마련됐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주말 동안 진행되는 '멍냥명랑 운동회'다. 10명 이상 견주들이 모인 단체 4팀이 경쟁해 우승팀을 가리는 친목 행사다. 레크리에이션 게임인 빨리 말하기, 훌라후프 계주, 카드 뒤집기 등 4개 종목을 진행해 승리한 팀에게는 50만원의 상금도 주어진다.

교육프로그램도 진행된다. 첫날에는 입욕제와 비누 등 관련 용품을 만드는 DIY클래스가 운영된다. 각 수업은 사전 신청을 받아 진행되며 재료비를 포함한 수강료는 1만원씩이다.

또 이날 클리커 훈련 교육 강좌도 진행된다. 클리커는 누르면 똑딱 소리가 나는 간단한 도구로, 반려동물 교육 효과를 높이는 용도로 쓰인다. 김평호 리치클럽 트레이너가 직접 강사로 나서 전시장 한가운데 위치한 케이펫라운지에서 강좌를 한다.

둘째 날과 셋째 날에는 수의사들이 진행하는 교육이 있을 예정이다. 강아지 관절 관리를 위한 홈트레이닝, 연령별 질환 교육, 고양이 생활 전반 관리 등 6개 교육이 선착순 신청을 받아 진행된다. 수강료는 2000원부터다.

행사 기간 동안 참관객들은 인천대입구역과 송내역에서 송도컨벤시아를 오고가는 무료 셔틀버스를 이용할 수 있다. 매일 오전 8시40분부터 오후 6시30분까지 인천대입구역 4번출구와 송내역 파인푸르지오 1단지 상가 내 편의점 앞에서 버스를 타고 내릴 수 있다. 운행 간격은 20~40분 간격이다.

박람회 관계자는 "국내 반려동물 산업의 바람직한 발전을 지향하며 플랫폼 역할을 하고자 한다"며 "반려동물에 대한 올바른 지식 전달과 함께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기회의 장이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편 농림축산식품부의 후원을 받아 ㈔한국펫사료협회에서 주최, ㈜이상네트워크에서 주관하는 이 행사는 지난해 9월에도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린 바 있다. '2017 케이펫페스티벌 송도'라는 이름으로 열린 지난 행사에는 120개 업체가 286부스 규모로 참여했으며, 행사 기간 동안 참관한 방문객 수는 총 2만81명이었다.

/김은희 기자 haru@incheonilbo.com
/사진제공=2017 케이펫페스티벌 송도사무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