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병택 시흥시장

 


최근 대도시들은 도심 속 자연 조성에 공을 들이고 있다. 도심 한 복판에 공원을 만들거나 고가도로에 녹지 공간을 조성하는 식이다. 뉴욕 맨해튼은 도심을 가로지르는 철로에 나무와 꽃을 심어 '하이라인 파크'를 탄생시켰고, 서울시도 이를 벤치마킹해 서울역에 '서울로'를 만들었다. 빌딩숲 사이로 보이는 초록빛은 삶에 지친 현대인에게 쉼을 제공한다. 자연은 그 자체로 이미 가치를 띤다.
시흥시는 이런 면에서 축복을 받은 도시다. 시흥시 곳곳에는 인공적으로 조성된 녹지가 아닌, 자연 그대로를 느낄 수 있는 곳이 많다. 소래산과 서해, 63%의 그린벨트는 시민들에게 힐링의 공간을 제공한다.
특히 시흥시는 경기도 유일의 내만갯벌을 보유하고 있다.멀리 서해에서 내륙 깊숙이 갯골로 이어지는 내만갯벌에서는 칠면조, 나문재, 퉁퉁마디 등 이름도 생소한 염생식물뿐만 아니라 붉은발농게, 방게 등 저서생물도 관찰할 수 있다.

시흥갯골은 아름다운 경관과 생태적 우수성으로 시흥시의 생태환경 1등급 지역이다. 2012년 2월에는 국가해양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시흥갯골은 자연이 살아 숨 쉬는 생태보고, 서해의 시작이자 대한민국 생명의 젖줄이다. 이런 시흥갯골을 만끽할 수 있는 시흥갯골축제가 이번 주 14일(금요일)부터 사흘간 갯골생태공원에서 열린다. 올해 13회를 맞는 시흥갯골축제는 경기도 관광대표축제에 선정됐을 뿐만 아니라 문화체육관광부 선정 유망축제에도 2년 연속 이름을 올렸다.

시흥갯골축제에는 자연이 곧 콘텐츠다. 갯골생태공원이 가지고 있는 천혜의 환경은 인간과 자연이 공존하는 생태의 장을 마련한다. 방문객들이 갯골을 온 몸으로 만끽하고 자연의 품속에서 즐겁게 어우를 수 있는 다양하고 매력적인 프로그램들도 가득하다. 모든 프로그램은 시흥갯골 자연을 최대한 활용해 구성했다.
올해는 '세상에서 가장 큰 생태예술 놀이터'를 주제로, 자연을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더욱 풍성하게 준비해 갯골축제 정체성을 강조할 계획이다. 선선한 가을 밤 다양한 장르의 음악공연도 만나볼 수 있다. 클래식, 재즈부터 어쿠스틱, 랩과 댄스까지 남녀노소 모두 함께 즐길 수 있는 공연프로그램을 준비했다.
이번 시흥갯골축제는 또 다른 의미에서 특별하다. 축제기간에 시흥화폐 '시루'가 처음 선을 보이기 때문이다. 시루는 시흥 안에서만 쓸 수 있는 시흥돈이다. 갯골축제 참가자들은 저렴한 금액으로 시루를 구입해 축제기간 내내 사용할 수 있다. 특히 갯골축제에 모이는 내로라하는 시흥 맛집들의 먹을거리도 구매 가능하다.
시민들의 편의와 환경도 꼼꼼히 챙겼다. 지난해에 이어 '차 없는 축제' '쓰레기 없는 축제'로 진행된다. 자동차를 전면 통제하고 시흥시청과 배곧신도시를 포함해 19개동 전역으로 셔틀버스가 운행된다. 축제 현장 내에 있는 푸드트럭이나 음식점에서는 플라스틱 빨대가 아닌 친환경 종이빨대를 사용한다. 도시락이나 텀블러 등 개인 식기를 가져오는 시민들에게는 음식을 더 많이 제공하기로 했다.

하지만 가장 큰 시흥갯골축제 특징은 무엇보다 시민이다. 갯골축제는 시민들이 만들고 이끌어간다. 시민들은 축제 기획부터 운영까지 모든 과정에서 주체로서 역할을 했다. 더욱이 자원봉사단인 갯골히어로는 축제 참가자들이 축제를 즐기는 데 불편함이 없도록 돕는 갯골 축제의 상징이라 할 수 있다.
올해 '갯골히어로'는 이미 사전교육을 끝내고 갯골축제를 든든히 지킬 준비를 끝마쳤다. 유난히 뜨겁던 여름의 꼬리도 어느덧 자취를 감췄다. 선선한 바람이 부는 이번 주 금요일 닻을 올리는 2018 시흥갯골축제에 여러분을 초대한다. 가족과, 친구, 연인과 함께 자연이 주는 진짜 힐링을 느껴보시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