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납저수지 생태 훼손 결론
나머지 4곳 대체지도 부적격"
환경단체 환영… 개발 반발도
시 "원형보전은 대안 중 하나"
화장장 부지 구역내 핵심지
공사 과정서 위해 배제 못해

 

대규모 화장장 건설 사업을 추진 하는 화성시가 사업 부지에 서식하는 법정보호종 '맹꽁이'를 신도시 한복판으로 이주시키는 내용의 계획을 철회했다.

<인천일보 7월30일자 1면, 8월3·6·28일자 19면>

일각에서 제기됐던 생태 훼손 등 부정적인 의견으로 인해 결단을 내린 것이지만, 다른 대체서식지를 찾고 문제없이 조성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11일 환경부 한강유역환경청(이하 한강청) 등에 따르면 '광역 화장장(가칭 함백산메모리얼파크)' 사업에 대한 전략환경영향평가 사후 정밀조사를 진행 중인 화성시가 대체서식지를 변경하는 절차에 돌입했다.

당초 시는 사업부지 내 서식 맹꽁이를 직선거리로 약 17.7㎞ 떨어진 선납저수지 일대를 유력한 대체서식지로 정했다.

하지만 개발이 한창인 '동탄2신도시 택지개발지구' 한복판이라 의문이 끊이지 않았다.

또 과거 이곳에 성체, 어린개체의 수천마리 맹꽁이가 이주했다가 생존이 극소수만 확인된 모니터링 결과까지 나오면서 환경단체들이 시 계획을 강하게 비난하고 나섰다.

시는 이달 초 맹꽁이 포획·이주 계획을 재차 구상하면서 선납저수지를 비롯해 수원 만석저수지·서호저수지, 의왕 왕송저수지 등 5개 대체서식 후보지를 전부 '부적합'으로 결론지었다.

맹꽁이를 보금자리에서 벗어나 이주시키는 게 사실상 불가능해지면 자연 그대로 두는 '원형보전'이 최후의 방법이다.

이에 시는 초지와 산림이 있는 약 4067㎡ 부지 면적을 맹꽁이 원형 서식지로 지정했고, 추후 서식에 필요한 환경으로 조성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은 상태다.

교수 등 맹꽁이 전문가들도 '자연환경 보전 방안 중 최선안은 사업부지 내의 맹꽁이 출현지점, 산란장, 동면지, 활동지 등 서식이 예상되는 지역을 개발에서 제외하고 원형을 보존하는 방안'이라는 의견을 시에 냈다.

그럼에도 문제는 남아있다.

이 서식지가 개발구역 안에서도 핵심구역인 탓에 토지이용계획 변경 등 행정적인 조치가 필요하다. 게다가 퍼져있는 서식지들이 단절되는데, 야생동물이 오가는 '생태네트워크' 구축이 지리상 힘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공사 과정에서 맹꽁이에 위협이 가해질 가능성도 배제하지 못한다.

화장장 사업의 규모는 36만여㎡로, 축구장 50개와 맞먹는 수준이다. 실제 화성시도 공사가 착공되면 맹꽁이 서식지 훼손이 불가피하다는 의견으로 맹꽁이 이주 계획을 세운 바 있다.

이 같은 부분들은 시가 남은 조사기간 동안 맹꽁이 서식 모니터링, 전문가 자문 결과 등을 토대로 해결책을 찾아야 할 숙제다.

환경단체들은 우선 환영한다는 입장이다.

정기용 화성환경운동연합 운영위원은 "맹꽁이를 보호하는데 있어 현장에 있는 원형서식지를 활용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라며 "시가 좋은 선택을 한 것으로 보지만, 문제를 잡아내면서 조성해야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정현 환경생태보전연합 회장은 "기존에 시가 생각했던 도심 속 대체서식지는 맹꽁이의 서식환경에 전혀 맞지 않았다"며 "원형서식지 조성이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반발은 여전하다.

화장장 반대 수원 시민단체 '칠보산 화장장 건립저지 비상대책위원회'는 시의 계획이 엉터리이고, 환경부의 허가 절차에도 하자가 있다며 오는 18일 화성시청 앞에서 집회를 열 예정이다.

이와 관련 시 관계자는 "수많은 대안 중 하나에 불과하다"며 "아직 내부적으로 검토하는 단계이기 때문에 많은 것을 논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김현우 기자 kimhw@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