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는 다양한 민족과 인종이 모여 살고 있다. 한 국가에도 여러 나라 사람들이 함께 지낸다. 그러면서 갈등과 분쟁, 충돌이 생겨난다. 이민족(異民族)에 대한 자국민의 배타성에서 비롯된다. 동질감에서 벗어난 이들을 좋게 봐주지 못해 일어나는 일들이다. 더불어 사는 지혜를 쌓으면 좋으련만, 그렇지 못한 현실은 각박한 삶 속에서 더욱 우리를 힘들게 한다. 서로 다른 문화와 경험을 받아들여 함께 어우러지며 사는 슬기를 발휘하면 괜찮겠지만, 세상살이는 그렇게 녹록하지만 않다. 하나 세계는 지금 다른 민족과 인종을 받아들이면서 지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직업을 찾아, 또는 박해와 시련 등을 피해 오는 외국인들을 어쩌지 못하는 처지다.

이제 우리나라에서도 '다문화'는 일상의 용어로 다가온다. 다문화 가정 증가에 따라 갈등도 숱하게 일어나는데, 가장 큰 문제는 '2세 교육'을 들 수 있겠다. 다문화 학생들을 보살피는 일이 쉽지만은 않겠지만, 해마다 늘어나는 다문화 가정은 어쩔 수 없는 현실로 됐다. 인천에서도 다문화 학생을 어떻게 다룰지 '현장의 고민'이 깊어간다고 한다. 인천지역 초·중·고생 100명 중 2명꼴로 다문화 학생은 폭증했지만, 이들에 대한 맞춤형 지원 인력이나 입시교육 등에는 한계를 보인다. 지난해를 기준으로 인천 초·중·고교에 재학중인 다문화 학생은 6007명에 이른다. 총 학생 수 32만8199명 중 1.83%이다. 2008년 798명에서 불과 9년 새 8배 가까이 뛰었다. 2017년에는 1년 만에 816명이 늘어났다. 눈여겨 보아야 할 대목이다. 우리 교실에서도 다문화 학생이 차지하는 몫이 그만큼 커져 이들에 대한 교육을 새삼스럽게 해야 한다는 얘기다.

이주민들에 따르면 아이 교육 문제는 어린이집과 유치원 입학 때부터 시작된다고 한다. 자녀가 혹여 외국인이어서 상처를 받을까봐 두려워 어디 한 곳을 선뜻 정하기 힘든 데다, 요즘에는 '치맛바람'에 부모들도 마음고생을 겪는다. 아이와 마찬가지로 '왕따'를 당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다. 이들을 보듬어줄 수 있도록 사회의 인식을 개선하고 교육제도를 짜는 노력이 절실해졌다. 세계화 시대와 다문화를 인정하고, 진정한 민주·평등사회를 이룩하려는 우리의 자세를 곧추세워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