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미추홀구가 별정직 공무원 자리를 현재 3명에서 8명으로 늘리는 작업에 들어갔다고 한다. 명분은 구청장의 정책 보좌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그것도 이미 충원 대상자까지 내정돼 있다는 것이다. 지난 6월 지방 선거 당시 현 구청장의 선거캠프에서 활동했던 인사들이라고 한다. 주민들은 선뜻 납득이 되지 않는다는 반응이다. 그야말로 '선거 보은 인사'가 아니냐는 시각이다.

미추홀구는 최근 별정직 정원을 기존 3명에서 8명으로 늘리는 '지방공무원 정원 조례' 일부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개정안은 5급 별정직 공무원 1명과 6급 1명, 7급 2명, 8급 1명 등 5명을 더 늘리는 내용이다.
증원 취지는 정책 발굴과 구청장 정책 보좌 기능 강화다. 김정식 미추홀구 구청장은 취임 후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정책기획팀을 신설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증원될 인원은 비서실에 소속될 예정이다.

의견 검토를 거친 개정안은 이번 주 미추홀구 의회에서 조례 심사가 진행된다. 이 후 본회의에서 개정 여부가 결정된다. 이에 대한 여론은 곱지 않다. 채용 내정 인사들이 지난 선거 때 김 구청장 캠프에서 활동한 것으로 알려져서다. 이들은 현재 구가 일시적으로 운영하는 '미추홀 비전 정책 기획단'의 외부 위원으로 이미 몸담고 있다. 정책에 대한 경험과 전문성이 있는지에 대해서도 검증된 바가 없다. 미추홀구의 입장은 다양한 정책을 제안하고 구민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행정을 펼치고자 정책팀을 꾸린다는 것이다.

그 많은 미추홀구의 공무원들 중에는 구청장의 정책 보좌 역할을 해낼 인재들이 없다는 말인가. 문제는 앞으로 나쁜 선례가 될 수 있다는 점이다. 선거에서 당선된 전국의 단체장들이 앞으로 모두 이런 식으로 한다면 이 나라의 지방자치는 어떤 모습이 되겠는가. 정치와 선거 만능의 폐해일 뿐이다. 이렇게 되면 일자리를 찾을 수 없는 우리 젊은이들 모두가 선거판만 기웃거리게 될 지도 모른다. 지방의회가 필요한 것은 바로 이런 데 있다. 미추홀구 의회가 제대로 역할을 못한다면 주민들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존재가치를 잃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