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재단 대책 없어
인천문화재단 1000억원 기금 적립 목표가 사실상 물거품 됐다. 인천시 재정난이 미래의 인천 문화 자양분을 뿌리째 흔들어 놓은 상황이지만 인천시나 문화재단 어느 곳도 대책 마련에 손을 놓고 있는 상태다.

인천시와 인천문화재단은 6월 말 현재 재단육성기금(기금)이 527억6000만원이라고 5일 밝혔다.

시와 문화재단은 지난 2004년 제정된 '인천시 문화재단 설립 및 운영에 관한 조례' 제7조(기본재산)에 따라 기금을 설치했다. 이 조례 제9조(기금의 조성)에서는 "적립기금은 2020년까지 1000억원을 조성한다"고 정했고, 기금 독립성을 위해 "적립기금은 운용기금과 구분해 별도계좌를 설치해 운용한다"라고 못박았다.

기금은 문화 인천을 이끌 미래 세대를 위해 인천시민의 정성이 쌓여진 것이다.

재단이 "인천시의 전통문화예술 전승과 새로운 문화예술을 창조해 지역문화예술 창달에 이바지 한다"는 설립 취지에 맞춰 ▲예술창작활동 지원 및 보급 ▲시민 문화향수 제고를 위한 사업전개 ▲문화예술진흥을 위한 기금조성 및 운용 ▲문화예술의 교육 및 연구 ▲고려사 중심 강화지역 역사연구 등을 벌여야 하는 만큼 기금을 통한 문화 인천 부흥을 위해서는 기금 적립은 필수불가결하다.

하지만 지난 수 년간 재정난에 시달린 인천으로서는 기금 적립까지 신경쓰지 못했다. 민선6기 때는 한푼도 적립하지 않은 시기마저 발생했다.

재단에 따르면 기금 조성 첫해인 2004년 395억7300만원이던 기금적립은 지난 2011년부터 3년간 1억원으로 대폭 줄었다. 이마저도 2014년부터 3년간은 아예 없었다.

기부금 역시 형편 없다. 시민 세금만으로는 1000억원 기금 마련이 어려운 만큼, 시장은 물론 재단 대표이사는 기부금 확보에 노력해야 했지만 15년간 약 27억원이 전부다. 지난 2015, 2016년에는 기부금을 한푼도 못받았다.

하지만 시와 재단은 1000억원 기금 목표를 포기하는 분위기다. 시는 "재정난에 힘들어서"라는 입장을, 재단은 "시가 돈을 안줘서"라며 핑계거리를 찾고 있다. 조례 문구를 사문화하는데 크게 개념치 않고 있다.

유세움(민, 비례) 시의원은 "기금 적립 목표 수립이 어려운 것을 단순히 시와 재단의 문제라고 치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라고 전제한 뒤 "현 시점에서 재단이 실효성 있는 사업은 커녕 개선 의지가 보이지 않는 만큼 긍정적 모습을 보일 수 있는 것을 바탕으로 해 기금 확보 등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주영 기자 leejy96@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