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국제고 '작은 승리'
학교측 등 실질적 도움
"현장에 답있다 반증 예"

 

"할아버지 같은 학교보안관 분들이 학생들보고 작은 거인이라고 하더라고요."

고양국제고등학교 권혁진(2년) 군은 2일 "학생들의 노력도 있었지만, 이를 바탕으로 학부모회와 학교관계자 분들의 실질적인 도움을 받으면서 학교보안관님들의 복직이 빠른 시일 내 이뤄질 수 있었다"며 이 같이 말했다.

최근 도내 학교보안관들의 대규모 해고 우려가 학생 등의 노력으로 일단락됐다.

권 군은 용역업체 소속 간접고용 비정규직으로 일하던 학교보안관들의 해고를 막아낸 '보통사람들'(보안관해직사태해결을 위한 학생행동) 대표를 맡고 있다.

그는 학교보안관들이 학교운영위 최종승인을 받아 고용안정이 보장되면서 근속하게 됐다고 전했다.

권 군은 강릉 출신으로 공립 기숙학교인 고양국제고에 다니고 있다. 주말마다 집에 갈 수는 있지만, 거리가 멀다보니 매번 갈 수 없었다.

그러다보니 학생들이 외출하는 주말에는 학교보안관들이 권 군의 기숙사 가족이 됐다.

권 군은 "엊그제 보통사람들을 결성한 것 같은데, 현재까지 보름이라는 시간이 정신없이 지나갔다.

하나하나 정리된 결과들을 보니 정말 기쁘다"며 "학생들만의 노력으로는 어려운 일이었지만, 많은 도움으로 작은 승리를 얻어 낸 것 같아 뿌듯하다"고 말했다.

학교생활에 어려움을 겪던 학기 초, 권 군을 마주칠 때마다 학교보안관들이 건네는 사소한 말 한마디는 권 군에게 관심으로 다가왔다.

권 군은 "보안관들의 말 한마디 한마디가 1년 반 동안 쌓여 어느덧 2학년이 됐는데, 이들이 학교를 떠나게 됐다는 소식을 듣고는 쉽게 떠나보낼 수 없었다"면서 나서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이번 사태는 해결됐지만, 어떠한 정책을 펼칠 때에는 현장의 목소리를 듣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도 배웠다"고 덧붙였다.

이날 재학생들로 구성된 '보통사람들'은 총회를 열어, 학교보안관 문제가 해결된 만큼 연대단체를 해산키로 의견을 모았다.

이들은 지난달 초 학교 측이 6년 동안 이 학교 경비업무를 맡아 온 보안관 2명을 9월1일 재계약을 앞두고, 고용계약을 연장하지 않겠다고 통보한 데에 반발했다.

다급해지자 학생모임, '보통사람들'을 결성하고 지난 달 27일 기자회견을 열어 이들의 고용보장을 촉구했다.

이 학교 전교생 600여 명 중 541명이 서명으로 동참했으며, 연대단체에는 졸업생 200여명과 학부모 800여명이 참여했다.

지난달 29일에는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전국교육공무직본부가 성명을 통해 이들을 지지하면서 힘을 보탰다.

이와 관련, 고양국제고 측은 지난달 27일쯤 경기도교육청에 해당 문제를 질의했고, 도교육청은 이들의 계약만료 전, "해당 근로자의 고용승계 및 고용안정이 가능하다"고 회신했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공식적으로는 정규직전환 대상 직종이 아니며, 학교가 필요에 따라 수익자부담형태로 운영하는 임의직종"이라며 "이 학교보안관들의 고용승계 및 고용안정은 학교장재량으로 결정할 수 있음을 공문을 통해 전달했다"고 말했다.

/안상아 기자 asa88@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