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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공항 피해 해법은 없나] 3. 주민, 수십 년 '희망과 좌절' 줄타기수십년
[군공항 피해 해법은 없나] 3. 주민, 수십 년 '희망과 좌절' 줄타기수십년
  • 정재석
  • 승인 2018.08.31 00:05
  • 수정 2020.03.11 14: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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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십년 희망고문 그만 "진짜 옮기자"

14대 대선 후보가 첫 공론화
정치권 꾸준한 목소리에도
대체지 확보 어려워 수포로
경기도·軍서도 지원 움직임
2013년 국회서 특별법 통과
文 대통령 국정과제에 포함

"일상생활처럼 굳어져 버렸던 소음피해로부터 시민들이 해방된다고 생각하니 감개가 무량하다." 5년여 전 도심 속 군공항 이전 등을 명시한 '군공항 이전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자, 수원 군공항 인근 피해주민 모임의 대표였던 한길수(64)씨가 눈물을 흘리며 환영했다.
군공항과 밀접한 평동 지역 출생인 한씨는 어머니 뱃속부터 전투기 소음을 들어왔던 피해 주민 중 한명이다. 특별법 통과 이후 지역에서는 한창 '해결이 될까'하는 주민들의 희망 섞인 말이 나돌았다. 하지만 지금 '공허한 메아리'로만 남아있다.

한씨는 30일 "답답하다. 주민들은 단지 사람같이 살고 싶을 뿐"이라며 "이야기가 나왔으면 실행이 돼야 하는 것인데 언제까지 고문만 당해야 하는지…."라고 말을 잇지 못했다.

수원시와 화성시 일대에 걸쳐있는 군사시설 군공항을 두고 주민들은 수십 년 째 '희망고문'을 당하고 있다고 하소연한다. '해결'을 골자로 한 정치권 등의 소식은 셀 수 없이 쏟아진데 반해 실현은 없어서다.

관계당국에 따르면 수원·화성 일대 군공항은 우리나라 서북부 영공을 수호하는 군사 요충지로, 최초 건설은 1940년대로 추정된다. 당시 수원·화성은 시골이었다. 하지만 1990년대 들어 도심이 점차 팽창됐고, 인구밀도도 급증했다. 결국 '도심-군사시설'이라는 불균형이 논란이 됐다. '소음피해'가 문제였다.

그러자 일각에서 '이전론'이 거론됐다. 1992년 12월4일 제14대 대통령선거 당시 무소속으로 출마한 백기완 후보가 "수도권외곽지역에 특히 군사시설이 있다"며 '수원비행장 이전'을 지역공약으로 제시하면서 이전론이 고개를 들었다. 수원 군공항 이전 문제가 본격적으로 수면위로 오른 것은 이때가 처음이다.

이후에도 정치권 등에서 군공항 이전 목소리가 줄줄이 나왔지만, '대체지 확보의 어려움'과 '국가안보' 차원의 필수불가피한 시설이란 논리에 막혀 번번이 수포로 돌아갔다.

2009~2013년 사이는 해결에 관한 이슈가 봇물 터지듯 쏟아졌다. 수원과 화성에 신도시 등 대규모 개발이 이뤄진 터라 주민들의 피해가 훨씬 컸고, 해결에 대한 희망도 거대했다.

군 입장에서도 이전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잇따랐다. 실제 수원 군공항은 전국 상위권 수준의 '안전거리 위반' 사례를 배출할 정도로 전투기 훈련에 제약을 받고 있는 상황이었다.

2009년에는 우선 도심 속 군공항을 이전하는 내용의 법이 발의됐다. 지금의 '군공항 이전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이다. 경기도 차원의 움직임도 있었다. 수원시가 군공항을 화성·안산 일대 시화호로 이전하는 방안을 내세웠고, 경기도도 적극 동참했다.

아예 경기도지사가 발 벗고 나설 정도였다. 김문수 전 지사는 지역 발전을 저해하고, 주민피해를 유발한다는 이유로 정부와 군 측에 수원 군공항 이전을 꾸준히 요구했다. 대체부지로 화성호, 시화호 등을 내세우기도 했다.

2013년 들어서는 범정부 차원의 대책이 마련됐다. 박근혜 전 대통령 당선 후 정부는 국정과제를 통해 군공항 이전과 소음대책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더해 계류 중이던 군공항 이전 특별법이 국회본회의를 통과했다.

지난해 출범한 문재인 정부도 국정과제에 군공항 문제를 포함시켜 해결의지를 알렸다. 국정과제 '국방개혁 및 국방 문민화의 강력한 추진' 분야에는 군공항·군사시설 이전을 통해 국방력 강화 및 주민 불편을 해소한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30년 가까이 논란만 거듭되는 사이 신도시건설 입주 등으로 주민 피해는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수원 군공항 이전은 민간공항과의 공역(空域) 중첩, 지자체 협의 실패, 대책 미비 등 다양한 문제가 나오는데 정작 이를 조정할 '컨트롤 타워'가 그동안 존재하지 않은 것이 원인이었다.

화성 병점동 이모(60)씨는 "군공항 이전이 추진되자 수십 년 삶의 피해가 해결될 줄 알았지만 희망, 좌절로 돌아가는 굴레에 불과했다"며 "이제는 수원과 화성시, 그리고 주민들이 들고 일어서야 한다"고 말했다.

/김현우 기자 kimhw@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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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군공항은

일제강점기, 수원군 안룡면 일대에 '군공항'이 건설됐다. 해방 이후 1949년 수원군 수원읍이 수원시로 승격하면서 화성군과 분리된다. 군공항은 이에 수원시 세류동, 화성군 안룡면 장지리·황계리 등에 걸친다.

1954년 대한민국 공군이 인수한 뒤 10여년이 지나 행정구역개편이 이뤄졌다. 이때 군공항이 위치한 화성군 안룡면 장지리를 포함한 지역 여러 곳이 수원시로 편입된다. 군공항은 이렇게 수십 년 세월동안 수원과 화성을 오가며 주민들의 삶을 파괴했다.

현재는 약 530만㎡의 군공항 시설 가운데 대부분이 수원에, 화성에 100만여㎡에 달하는 시설이 있다. 수도권 군공항은 최단시간으로 적의 공격에 대응한다는 점에서 '폐쇄'는 사실상 어려워 '이전'으로 무게가 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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