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내년도 예산을 편성하면서 사회간접자본(SOC) 예산 18조5000억원을 배정했다. 적폐로 규정한 4대강 사업과는 차별화하기 위해 '생활 SOC'라는 명분까지 내걸었다. 그러나 인천 도서 지역의 물 부족 해결을 위한 사업들은 외면하고 있어 과연 생활 SOC가 맞나 하는 의문을 갖게 한다. 인천의 도서 지역 중, 특히 대청도와 연평도 등 서해5도에 사는 주민들은 해마다 심각한 물 부족난을 겪고 있다. 생활 SOC는 거대 토목·건축 공사가 아닌, 도서관·체육시설 등 지역주민 이용 중심의 사회간접자본 투자라고 한다. 그렇다면 서해5도 도서지역의 물 부족 해결은 가장 합당한 생활 SOC 투자가 아닌가. 인천시가 대청도와 연평도의 해수 담수화 시설을 위해 국비를 신청했지만 실제 반영액은 절반 수준에도 미치지 못했다고 한다. 국비 95억원 지원을 신청했지만 28억원만 반영됐다는 것이다. 인천시상수도사업본부는 대청도와 연평도 해수 담수화 시설 설치 공사로 각각 143억원 정도가 들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대청도 해수 담수화 시설은 현재 실시설계 용역 중이지만 부족한 사업비에 발목이 잡혀 사업이 늦어질 것이 우려되고 있다. 전체 사업비 대비 국비 지원이 지나치게 부족한 탓에 연평도 해수 담수화 공사 시행도 2020년으로 연기돼 있다. 정부의 생활 밀착형 SOC 확충 방침에도 불구, 도서지역 식수원 개발은 외면받고 있는 것이다.
서해5도 도서지역에서는 지하수가 고갈된 데다 최근 극심한 가뭄까지 겹치면서 주민들은 식수부터 생활용수를 구하는 게 하늘에 별따기 수준이다. 심지어 하루에 일정 시간에만 물을 공급받는 제한급수가 이루어지고 있는 형편이다. 만성적인 물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바닷물을 식수, 생활용수로 전환하기 위한 해수 담수화 시설이 시급할 실정이다. 멀리 격리돼 있는 섬 지역 주민들의 물 부족 문제를 해결해 주는 일은 국민의 기본권리와 관계된 일이다. 도서관이나 체육시설보다도 더 시급하고 더 본질적인 사회간접자본투자다. 서해5도 지역의 물 부족 문제 해결을 위한 국비지원이 절실한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