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7명에 문화유산 인식 설문]
대표 역사유적지 '강화' 꼽아
근대 개항장 인식은 5.5% 뿐
거창한 정책 대신 호흡 원해


인천시민들 가운데 40%는 박물관, 전시관, 역사유적지를 1년에 한번도 찾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인천의 대표 역사 유적은 '강화도의 역사유적지'를 꼽았다.

인천문화재단 인천역사문화센터는 인천의 문화유산 보존·관리·활용 중장기 종합발전계획 수립에 맞춰 인천시민을 대상으로 인천지역 문화유산 및 정책에 대한 이해, 인식과 실태에 대한 설문조사를 벌였다고 23일 밝혔다. 이번 조사는 리서치알앤에이에서 인천지역 19세 이상 성인 1007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인천을 대표하는 역사유적 또는 역사적 공간은 강화도의 역사 유적지로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천 대표 역사유적' 질문에 40.6%가 '강화도의 역사 유적지'라고 답했고, 그 다음으로 '중구 및 옹진군의 여러 섬들' 12.3%, '부평도호부·계양산성 일대' 10.6%, '인천도호부·문학산성 등 원인천' 9.6% 순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인천이 꾸준히 예산을 배정하고 있는 '중구 근대 개항장'이란 답변은 5.5%에 불과했다.

시민들은 거창한 문화유산 정책보다 시민과 함께 호흡할 수 있는 문화 정책을 원했다.

'문화유산 정책 수립 때 가장 관심을 두어야 할 사항'을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과반이 넘는 54.4%가 '시민의 삶의 질과 여가 수요'를 원했고, 18.3%는 '사회적 소외 계층과 다문화 가정', 13.1%는 '정보화·IT산업', 3.0%는 '남북관계' 순으로 조사됐다.

반면 시민들은 역사나 문화유산 관련 시민 대상 사업에서 소외되고 있다는 응답을 했다.

'역사나 문화유산 관련 시민 대상 사업 시 참여 기회' 질문에 무려 60.0%의 응답자가 '그렇지 않다'고 했고, 전혀 그렇지 않다 역시 14.3%로 확인됐다. 긍정적인 응답은 25.7%에 불과했다. 역사나 문화유산 관련 시민 대상 사업 참여를 못하는 이유는 '여가시간의 부족' 50.5%, '관련 정보의 부족' 23.2%, '역사문화유산 관련 프로그램의 부족' 5.8%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인천시민들은 1년간 인천의 박물관, 전시관, 역사유적지 방문 경험이 없는 경우가 38.6%이고, 1~3회는 39.9%, 4~6회 16.9%이다. 이밖에 '인천이 역사문화도시로서의 이미지를 갖고 있다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긍정적 답변 비율은 20.3%에 그쳤다.

인천시와 인천문화재단 등 인천의 문화 정책을 세우고 예산을 배정하는 기관에서는 기존의 정책 점검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인천역사문화센터 관계자는 "인천을 역사문화도시로서 체감하기에는 다소 부족한 것으로 나타난 만큼 역사문화자원에 대한 활용과 홍보, 보존 등에서 체계적이고 효율적인 정책을 마련하겠다"고 설명했다.

이번 설문은 지난 6월25일부터 7월13일까지 대인면접조사방식으로 실시됐다. 표본오차는 ±3.2%, 신뢰수준 95%이다. 자세한 조사결과는 인천문화재단 인터넷 홈페이지(www.ifac.or.kr) 자료실 메뉴의 인천역사문화센터 항목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주영 기자 leejy96@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