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판본 소장기관 '유일'
증정받은 김기한·주계동 독립운동 관계자일 가능성 커 '연구 단서' 기대
▲ '김기한 군'에게 증정한 백범일지.

 

▲ '주계동 선생'에게 증정한 백범일지.


인천문화재단 한국근대문학관이 백범 김구의 <백범일지> 친필 서명본 두 권을 입수했다고 28일 밝혔다.
친필 서명본 자체가 매우 드문 희귀본인데다 두 권을 소장한 곳은 백범기념관을 제외하면 전국에서 유일하다.

1929년과 1943년 각각 집필된 <백범일지> 친필 원본은 현재 보물 1245호로 지정돼 있다.
한국근대문학관은 초판만을 소장하고 있었는데, 이번에 입수한 친필 서명본이 재판과 3판이어서 <백범일지> 모든 판본을 소장한 유일한 기관이 되었다.

백범 선생은 독립운동을 입은 총상의 후유증으로 수전증을 앓았는데 이로 인해 백범은 흔들린 글씨로 보이는 독특한 필체를 갖게 되었다. 이번에 문학관에서 입수한 <백범일지>의 친필 서명도 이러한 백범의 독특한 필체를 보여준다. 친필 서명의 아래 위에는 백범의 인장 2개가 찍혀 있다.

이번에 입수한 <백범일지>는 각각 김기한과 주계동이란 사람에게 준 것인데 증정 시기가 모두 1949년으로 책을 주는 상대방에 대한 호칭과 준 시기, 책을 주는 본인에 대한 표현 등이 다른 것이다.

우선 상대방에 대한 호칭이 '김기한 군'과 '주계동 선생'으로 각각 다르다. 또한 책을 준 시기도 '대한민국 31년 3월'(김기한 증정)과 '기축 2월'(주계동 증정)로 되어 있다. 마지막 백범 본인에 대한 것은 모두 '백범 김구'로 같지만, 주계동 증정본에는 '백범 김구' 앞에 '74세'라는 나이를 적어놓았다.

문학관이 소장한 복수의 친필 서명본 <백범일지>는 서명본 자체의 희귀함을 넘어 백범 연구에도 매우 중요한 단서를 제공할 것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매우 크다.

백범의 평생 이력이 독립운동가임을 고려하면 책을 받은 사람들도 역시 독립운동 관계자일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이번 문학관 소장본은 백범의 인간관계는 물론 독립운동사 연구에도 중요한 자료가 될 전망이다.

이현식 한국근대문학관장은 "<백범일지>는 한 영웅의 자서전임은 물론 한국문학이 배출한 훌륭한 수필작품이라고 할 수 있고, 앞으로도 희귀 중요자료 수집에 힘쓸 예정이며, 빠른 시일 내에 공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주영 기자leejy96@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