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천 자작동 분도마을 '기부 천사' 김경란 여사·장갑석 옹
노후 대비 토지 내주고 아파트 매매대금은 장학기금 쾌척
▲ 포천 자작동 분도마을의 '기부 천사' 김경란(86) 여사와 남편 장갑석(95) 옹.


오래 살면서 '연금 타는 것도 미안하다'는 노부부의 아름다운 봉사활동이 요즘 처럼 각박한 세상에 훈훈한 감동의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기부천사로 알려진 화재의 인물은 포천시 자작동 소재 분도마을에서 생활하는 김경란(여·86)여사와 남편 장갑석(95)옹.

이들 노부부는 성 베네딕 수녀회에 의해 지난 2004년도에 설립된 분도마을이 들어설 수 있도록 토지를 기부했다.

지난 1971년도 육군 대령으로 예편한 장씨는 당시 노후생활을 위해 이곳 자작동에 마련한 토지 6만5124㎡를 성 베네딕 수녀회에 기부했으며, 부인 김 여사는 봉사활동에 본격적으로 발을 들여 놨다.

뿐만 아니라 홀트아동복지회에서 봉사활동에 나선 김 여사는 "아이들을 해외 입양시키 위해 프랑스로 가는 아이들과 함께 동행하면서 마음이 무척 아팠다"고 소회했다.

이어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정도로 초롱초롱한 눈망울을 가진 아이들을 외국인 양부모에게 넘겨줄 때, 너무도 부끄러웠다"며 "'왜' 아이들을 이렇게 먼 외국으로 보내야 하는지에 대한 자책감도 많이 들었다"고 말했다.

훗날 그 아이들이 좋은 환경에서 훌륭하게 성장했다는 이야기를 전해들은 후, 홀트아동복지회의 홀트씨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하며 어렵고 힘든 사람을 위해 많은 봉사 활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늘 기도를 했다고 전했다.

김 여사는 고령의 나이에도 현재 분도마을 재가 어른신들을 위해 그들이 입고 있는 옷 빨래와 재봉일을 하면서 봉사에 여념이 없다.

특히 지난 2000년 초, 천주교에서 설립한 신협의 여신 업무를 보다, 이사장으로 재직하면서 4년 동안의 급여 전부를 모은 적금을 퇴임하면서 당시 천주교 고(故) 김수환 추기경이 설립한 옹기 장학회에 기부한 사실은 전국 신협 내에서도 전설적인 미담으로 회자되어 왔다.

김경란 여사는 "사람은 욕심을 부리면 스스로 불행하게 만들 수 있어 순리를 거스르면 안 된다"며, "내가 생활하고 살아나갈 수 있는 현재가 가장 행복한 순간"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김 여사 노 부부는 지난 2015년도 쯤, 성 베네딕 수녀회 측에서 자작동 분도마을 한편에 마련해 준 작은 집으로 이사를 오면서 아파트 매매대금 전액을 장학기금으로 기부했다. 또 이곳에서 가난하고 의지할 곳 없는 어르신들을 위해 봉사활동으로 생활하고 있다.

/포천=김성운 기자 swkim@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