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수 논설위원

 

장기간 공석 중이던 인하대 총장 선임이 내일(29일) 오후 결정된다.

최근 인하대는 재단 한진그룹의 부정적 영향 등으로 '3류 대학'으로 추락했다는 사회적 평판에 직면했다.

인하대 총장이 누가 되든 재단의 획기적 지원 없이는 대학 발전을 담보할 수 없을 것이라는 우려를 낳고 있다.

이런 가운데 최종 총장후보에 오른 인하대 공과대학 조명우 교수와 법학전문대학원 김민배 교수가 정석인하학원(이사장 조양호) 이사회의 낙점을 기다리게 됐다.

2명의 총장후보 성향을 인하대 송도캠퍼스 문제와 결부해 짚어보면 여론은 상반된다.

일각에서는 민선 7기 인천시정부와 밀접한 관계를 활용할 수 있는 김 교수가 송도캠퍼스 현안을 풀 수 있는 총장으로 적합하다는 주장이다.

반면 정치적 성향을 비교적 배제해 온 재단이 학원 문제를 정치 수단으로 해결하지 않을 것이라는 추측과 함께 조 교수 카드를 꺼내들 수 있다는 예측도 나왔다.

조 교수는 서울대 기계설계학과를 나와 석사를 받고, 미국 일리노이주립대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인하대에서 교무처장, 교학부총장, 총장직무대행 등을 역임해 교내 행정의 폭이 넓다는 평가를 받는다.

김 교수는 인하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석·박사학위를 취득한 모교 출신이다.

학생처장, 법대학장 등의 보직을 수행하고, 인천발전연구원장을 역임한 바 있어 행정 관리역량이 뛰어나다는 평가다.

이번 6·13지방선거에서 박남춘 시장 후원회장을 맡아 시정부와 인맥이 두텁다.

서울대 출신이 과반수인 인하대 교수사회와 인하대 동문조직의 물밑 소용돌이도 감지되는 형국이다.

인하대를 자연계열 교수가 끌고 갈 것인지, 인문사회계열 교수가 이끌지도 관전 포인트다.

전임 최순자 총장의 해임 이후 약 8개월 동안의 총장 공석은 인하대 발전에 '멈춘 시계'였다.

대학이 풀어야 할 과제와 갈등도 산적한 분위기다. 전임 총장과 재단의 책임이 크다.

정지된 시간을 만회할 방도가 없기 때문이다.

앞으로 구성원 모두의 합심과 의기투합 외에는 달리 방법이 없어 보인다.

대학은 등록금, 국고, 재단지원금 등으로 발전의 틀을 설계한다.

인하대 구성원들은 총장 선임과 더불어 조 이사장의 확고한 육영의지가 표명되길 바란다.

정석인하학원의 운영 비리가 도마 위에 오른 이상 인하대와 지역 발전에 대한 재단의 입장이 필요한 부분이다.

또 정체된 재단 이사진으로 인하대 발전을 기대하는 시대는 저문 듯싶다.

재단 이사회의 전폭적인 개혁이 묘약일 수 있다. 인하대는 지역사회의 신뢰를 회복해 멈춘 시계를 다시 가동해야 한다.

/김형수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