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공항 피해 해법은 없나] 1. '1조원 대' 분쟁 현실화
[군공항 피해 해법은 없나] 1. '1조원 대' 분쟁 현실화
  • 김현우
  • 승인 2018.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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땜질 보상 안된다 … '이전' 만이 해결책

 

수십년 미해결 보상액 급증
수원 58만여명·150건 소송

이·착륙 소음 관련 대부분
피해·재정낭비 줄이기 필요


'1조원대'의 군공항(전투비행장) 갈등이 현실화됐다. 군공항에서 유발되는 소음피해가 수십 년간 해결되지 않으면서 보상액이 급격히 치솟은 것이다. 지역문제 차원을 넘어섰다는 우려가 나온다.

26일 인천일보가 공군본부로부터 제공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최근까지 광주(1전투비행단)·수원(10전투비행단)·대구(11전투비행단)·강릉(18전투비행단) 등 전국 군공항 9곳과 사격장 2곳 인근 주민들이 제기한 손해배상소송은 모두 500건이고 원고수가 172만5000여명에 달한다. <그래프 참조>

이·착륙하는 전투기 소음피해로 불거진 소송이 대부분이다. 대구는 65만4000여명의 원고가 218건의 소송을 내 분쟁이 가장 심각한 지역으로 나타났다. 58만7000여명 원고, 150건 소송 규모의 수원이 두 번째로 분쟁이 컸다. 이어 강릉(17만3000여명·43건), 광주(12만2000여명·15건) 등 순이었다.

기초단체인 수원에서의 분쟁이 광역단체 대구와 견줄 정도로 많은 원인은 130만명에 육박하는 인구와 급격히 팽창하는 도심에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수원 군공항으로 인한 피해액이 수조원이라는 서울대학교 환경소음진동연구센터의 연구결과도 2009년에 나온 바 있다.

이들 지역주민이 청구한 금액을 합산하면, 무려 1조1666억여원이다. 379건의 소송이 이미 종결돼 7749억여원의 배상판결이 이뤄졌다. 121건 소송(청구액 864억여원)은 진행 중이다. 소송진행 비용이나 배상은 국민혈세가 모인 국가재정으로 메운다.

거대한 '머메드 급' 분쟁은 불과 10년 안에 집중됐다. 2010년까지 군공항 소음피해 소송은 26건, 배상을 받은 주민은 6만1000여명에 불과했다. 이후 한 해 동안 적게는 10여 건, 많게 80여 건의 소송이 쌓이고 쌓인 결과물이다.

법원이 소송에서 정한 소음피해 배상액은 군공항 기지로부터 80~89웨클(WECPNL·항공기 소음 단위)은 월 3만원, 90~94웨클 월 4만5000원, 95웨클 이상 월 6만원이다. 법원 판결을 기준하면 80웨클 이상은 '사회생활상 통상의 수인한도(참을 수 있는 정도)'를 넘은 것으로 봐야 한다.

즉 1조원에 이른 손해배상청구액은 얼마나 많은 주민들이 고통을 겪고 있는지를 의미한다. 소송의 결과만 봐도 피해는 매우 심각하다. 실제 종결된 379건 소송에서 국가가 '전부승소'한 경우는 35건에 불과하다. 90% 이상은 피해가 입증된 셈이다.

군공항 소음피해는 계속되므로 주민들의 싸움도 멈추지 않는다. 최근 광주 군공항 인근 지역 소음피해가 13년 만에 인정받으면서 이에 대한 불이 지펴진 상태다.

광주 광산구 주민 1만3939명은 2004년 군공항 이전과 피해 보상을 요구하며 '주민대책위원회'를 결성, 2005년 법원에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고 승소했다. 주민들은 소음피해 배상을 받지 못한 인원의 추가 소송 등 다음 절차에 돌입했다. 법적으로 소음 배상인원 및 배상액이 급증할 가능성도 배제 못한다. 국내 소음 법적 근거는 민간항공에만 두고 있지만, 이런 점을 보완하는 내용의 법안이 지난 19대 국회와 20대 국회 들어 10건 넘게 발의됐다. '돈'으로 피해를 땜질하는 방식이 더는 먹히기 어렵단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다. 하지만 근본 해결책인 '군공항 이전' 사업 추진은 제자리를 맴돌면서 피해 주민은 물론 당국의 머릿속을 복잡하게 하고 있다.

법조계 한 관계자는 "군공항이 보통의 소음유발시설과 다른 점은 끝을 예상하지 못한다는 것으로, 일명 '돈 먹는 하마'로까지 불린다"며 "피해와 재정낭비를 줄이기 위해 새로 짓는 등의 대책마련이 당연한데 일부 지역이란 이유로, 군 시설이란 이유로 간과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공군 관계자는 "소음피해 주민들에게 법원판결에 따라 적정하게 배상이 이뤄지도록 하며 부당한 국가재정 지출은 막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군은 소음피해 문제가 원만하게 해결되기를 바라고, 군공항 이전에도 적극 협조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현우 기자 kimhw@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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