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현석 일산 뜨렌비 팜 대표
파파야·구아바 등 10종 재배 … 10년 커피농사비법 네팔에 전파도
▲ 뜨렌비 팜 정현석 대표가 사탕수수를 보이며 활짝 웃고 있다.

"일산에서 커피가 나온다고요?"

최근 지구 온난화의 영향으로 동남아에서나 볼 수 있던 열대작물들을 국내에서 경작하는 농가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이 중심에 온난화대응농업일번지 뜨렌비 팜 정현석(53) 대표가 'made in korea 열대작물'의 전도사를 자처하고 나섰다.

경기 고양시 일산에 자리한 '온난화대응농업일번지 뜨렌비팜'에서는 커피, 파파야, 구아바, 패션프루트, 스타프루트, 아노나, 올리브, 사탕수수, 스테비아 등 이름만큼 생소한 10여종의 열대작물이 재배되고 있다.

정 대표가 2008년도 당시 열대작물의 불모지 같던 한국에서 재배를 시작한 데에는 빠르게 진행된 국내 기후 변화가 한몫했다. 이에 맞춰 농업에도 태세 전환이 필요하다고 생각한 정 대표의 고민은 국내에서도 신선한 열대작물을 맛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많은 한국 사람들이 동남아와 같은 지역에서만 나던 열대작물들을 여행을 통해 많이 접하게 됐고 이 같은 열대작물이 생소하지만은 않게 됐죠. 특히 동남아 지역에서 온 국내 이주민들이 늘어나면서 틈새시장 공략에 나서게 됐습니다"

커피 농사를 시작하지 벌써 10년 차가 됐지만 여전히 국내산 커피라고 하면 고개를 갸우뚱하는 이들이 많다고 전하는 정 대표. 그가 처음부터 농사일을 했던 것은 아니었다. 사회복지사 일을 하던 정 대표는 마흔 살이 되던 무렵, 늦깎이 농업인의 길로 들어서게 됐다.

"청소년쉼터에서 일을 하면서 이곳에 아이들이 나중에도 안정적인 직장을 가졌으면 하는 바람이 들었죠. 일자리 창출에 적합한 여러 프로그램을 경험하던 중 농업 일을 하게 되면 다방면으로 이들을 고용할 수 있지 않을까란 생각이 출발점이 됐습니다"

인심 좋아 보이는 너털웃음과 검게 그을린 피부가 영락없는 농부의 모습인 정 대표는 한국열린사이버대학의 강단에 서며 후학 양성에도 힘쓰고 있다. 아울러 히말라야 커피의 고장 네팔 지역을 직접 찾아 현지인들을 대상으로 커피 농법 기술 전파에도 적극 나서며 외교사절단 역할까지 톡톡히 하고 있는 그였다.

"네팔이라는 나라에서 이들이 본토에서 자립할 수 있도록 지원하게 됐습니다. 작년에 심은 커피나무가 내년에는 수확할 수 있을 정도로 성장했죠. 그들이 키운 커피 맛을 내년이면 맛볼 수 있습니다"

/박혜림 기자 hama@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