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 아트스페이스 휴, 오세경 작가 개인전
▲ 오세경 作 '몰락'.

내달 18일까지 … 회화작품 통해 사회현실의 부조리 고발






경기도 파주의 아트스페이스 휴가 9월18일까지 오세경 작가의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다' 개인 전시회를 개최한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다' 전시회는 '교복입은 여학생'을 매개로 위태롭고 부조리한 사회 현실에 대해 어른들이 늘어놓는 변명들을 그림으로 묘사했다.

작품에 등장하는 '불'은 막연한 공포가 내재된 분노를 대신하고 존재인 동시에 불멸을 뜻하는 의미로 오세경 작가는 해석했다.

이번 전시회의 대표작 '아수라'는 상어를 먹던 개가 불타는 해변에서 교미하는 뱀을 바라보는 장면을 통해 말 그대로 아수라장이 된 현장을 고발하고 있다.

호주 지역에서 드물게 목도되는 상어를 먹는 개의 모습과 지독하게 뒤엉켜 교미하는 뱀의 사진이 어떠한 이유에서 합성되었고 온라인 커뮤니티에 떠도는 이 기이한 이미지의 조합을 작가는 세상의 혼란과 경계의 무너짐의 재현으로 풀이했다.

그의 작품에서 교복을 입은 여학생은 아이도, 어른도 아닌 애매한 경계에 서 있는 불안한 대상으로 여겼다.
특히 교복은 다양성을 통제하고 과도기의 분출을 하는 내면을 억누르는 제도적인 수단으로 이해했다.

또 교복 입은 여학생이 성적 대상화로 의구심이 들도록 맥거핀 효과를 의도적으로 장치했다. 고정된 관념과 해석의 경로를 따라 관객들을 완전히 다른 결론에 도달하게 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밖에 '거인'이라는 작품에서 여학생은 또 다른 모습으로 비춰진다. 냉혹한 사회에 대응하기 위해 무장한 전사와 같이 우뚝 서 있는 모습을 통해 이중성을 가진 여학생의 이미지를 표현하기도 했다.

오세경 작가는 "어른이 되면 사리분별이 명확해지리라 기대했었다"며 "어른이 되어보니 구분할 수 없는 경계 투성이고 쏟아지는 일에는 순서가 없었다 어른이 되는 일은 어쩌면 핑계거리를 보태는 일일지 모른다"고 말했다.

전시회 관련 기타 자세한 문의 사항은 아트스페이스 휴 홈페이지(www.artspacehue.com)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031-955-1595

/박혜림 기자 hama@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