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집'의 추천 메뉴는

 

●랍스타
전은정 대표의 남편은 인천 신포동의 오래된 카페중 하나인 '탄트라'와 함께 '더 쿡 165'로 바뀌기 전에 같은 장소에서 랍스타 전문점도 20년 가까이 운영했다. 지금은 곳곳에서 맛 볼 수 있지만 10여년 전만해도 랍스타는 인천에서 흔치 않은 요리였다. 살아있는 랍스터를 갈릭버터로 구워내어 칠리소스와 함께 즐기는 '더 쿡 165' 특선 요리다.

 

 

●피자
'더 쿡 165'의 피자는 도우가 얇은 '씬(thin) 피자'다. 화덕에 굽는 곳에서는 '씬 피자'를 거의 안 하는데, 도우가 유난히 얇아 먹기에 부담없고 담백하면서 바삭한 맛이 살아있다. 도우는 발효가 필요하기 때문에 미리 만들어 놓는다. 금방 만든 도우보다 말랑말랑해지면서 넓게 펴거나 치즈 등 토핑을 올리기도 좋다. 고르곤졸라 피자는 고르게 잘 구워진 도우의 담백함과 넉넉한 치즈의 풍미, 꿀의 달달함이 조화를 이루며 화덕의 진수를 보여준다.

 

●파스타
파스타는 소스에 따라 세가지로 나뉜다. 크림 파스타는 그라나과다노를 듬뿍 넣어 치즈 풍미를 진하게 드러낸 고소한 파스타이며 토마토 파스타는 가열하지 않은 생토마토 과육에 직접 키운 바질과 마늘로 향을 낸다. 오일 파스타는 순수한 오일만을 사용해 깨끗하고 담백한 맛을 더한다. 기본 소스에 더해지는 재료에 따라 '알리오 올리오', '해산물 로제', '까르보나라' 등 다양한 메뉴가 있다. '봉골레 비안코'는 신선한 바지락과 모시조개에 마늘로 풍미를 더해 깔끔한 오일파스타의 참맛이 느껴진다.

 

●버섯샐러드·식전 빵
다양한 버섯을 볶아 신선한 야채와 토마토를 함께 요리한 샐러드로 버섯의 '불맛'에 어우러진 소스와 살짝 뿌려져 있는 치즈가 조화를 이룬다. '더 쿡 165'에서는 음식을 주문하면 먼저 무료로 제공되는 '식전 빵'도 직접 만든다. 밀가루에 오일, 소금, 설탕을 넣어 반죽한 뒤 화덕 옆에서 자연 발효시킨다. 식전 빵은 오일이나 꿀에 찍어 먹어도 좋지만 버섯샐러드와 함께 먹으면 묘하게 어울린다.

 

 

참나무 화덕에 노릇노릇 조미료 대신 천연재료

"영국인 손님도 하루 두번씩 방문"


이탈리아 피자와 파스타 전문점인 '더 쿡 165'의 주방 앞에는 화덕이 자리 잡고 있다. 화덕 바로 옆에 조리대가 있어서 도우를 펼치는 작업부터 토핑을 올리고 판에 올려 화덕에 넣고 구워지는 것까지 볼 수 있다.
동네마다 아파트 단지마다 피자 전문점이 한두 군데는 있고 대부분 오븐에 구워내지만 이 집은 '참나무 화덕'을 고집한다.

"이탈리아 정통 방식을 따르는게 손님에 대한 예의이자 전문점의 자부심을 지키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실제 화덕에서 구운 피자가 맛이 다르다는 말을 많이 하세요. 참나무가 단순히 굽는 역할만 하는게 아니라 중국요리에 불맛을 내듯 도우와 토핑에 향을 입히는거지요."

'더 쿡 165'의 전은정 대표가 개업 때부터 고수하는게 또 있는데 바로 천연 해산물과 닭으로 육수를 뽑는 것과 화학 조미료를 사용하지 않고 직접 키운 로꼴라, 바질 등 야채를 넣어 이탈리아 자연식 식단을 추구하는 것이다.

"육수를 직접 뽑지 않으면 피자, 파스타에 조미료를 쓰게 되니까 산뜻하지 않고 텁텁한 맛이 남아 있죠. 하지만 해산물과 닭을 일일이 손질해서 직접 삶아 육수를 뽑으니까 개운하고 깊은 맛을 낼 수가 있어요."

전 대표는 수백가지가 넘는다는 피자, 파스타의 종류도 토마토, 크림, 오일 등 기본 소스에 따라 단순화시켰다. 손님들이 비싸지 않은 가격에 편하게 와서 무엇을 고를까 고민하지 않고 맛있게 먹고 쉬었다가 가기를 원하기 때문이다.

"피자나 파스타는 이탈리아 지역이나 음식점, 또는 요리사마다 각각 독특하고 다른 맛이 있다고 하잖아요. 그런데 우리나라 손님들은 대부분 눈에 익숙한 것, 늘 먹던 것으로 손이 가죠. 새로운 메뉴를 추천하면 고민하다 결국은 '봉골레'나 '알리오 올리오', '고르곤졸라'를 달라고 하시죠. 체인음식점이 아니니까 가격도 다른 집보다 낮출수 있었어요."

가게 이름의 '165'란 숫자도 피자나 파스타 종류인 것 같지만 사실은 '능허대로 165번길'이라는 도로명 주소를 사용해 손님들이 기억하기 쉽도록 한 것이다. 옥련동 성당 뒤편의 언덕길에 있어 탁트인 전망이 좋고 특히 밤에 보이는 송도국제도시 야경은 이미 음식 맛과 함께 입소문이 나서 동네 주민들이 마실 나오듯 찾아온다.

'더 쿡 165'에는 성당 신부들이나 수녀들도 자주 온다. 그들은 이탈리아나 독일 등 유럽에서 공부할 때 먹었던 피자나 파스타 맛과 비슷하다는 말을 건네거나 레시피를 알려주기도 한다. 전 대표는 "많은 손님들 중에 중년의 영국인 남자 손님이 기억에 남아요. 점심에 파스타를 먹으러 왔다 가시더니 저녁에 다시 와서 먹고는 '자신의 입맛에 딱 맞는 맛'이라는 말을 남기고 가셨거든요"라고 회상했다.

실내는 테이블 사이 간격도 널찍하게 배치했고 대형테이블도 있어서 여럿이 가도 편하게 즐길 수 있다. 자체 주차장이 있어 10대는 무난하게 주차할 수 있다. 032-831-3535

▲ 무용가인 박혜경(왼쪽) 인천문화재단 이사와 송정화 한국무용 예술강사가 옥련동성당 뒤편 언덕에 있는 이탈리아 피자·파스타 전문점 '더 쿡 165'에서 만났다.
▲ 무용가인 박혜경(왼쪽) 인천문화재단 이사와 송정화 한국무용 예술강사가 옥련동성당 뒤편 언덕에 있는 이탈리아 피자·파스타 전문점 '더 쿡 165'에서 만났다.

 

[무용으로 뭉친 30년지기 박혜경·송정화씨]


"무용은 인간이 언어를 사용하기 전부터 서로의 감정과 의사 표현을 전달하던 표정과 몸짓이지요. 무용의 기원은 선사시대에 각종 신을 섬기는 제례의식으로 올라가는데 동물의 행동이나 사물의 움직임을 모방하려는 인간의 원초적 표현욕구에서 비롯돼 시대 흐름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분화되고 예술적인 면과 교육적인 차원으로 발전하고 있어요."

인천문화재단과 인천예총 이사인 박혜경 인천무용협회 전 지회장과 공주사대에서 한국무용을 전공하고 중학교에서 교편을 잡다가 현재 예술강사로 활동하고 있는 송정화씨가 인천 연수구 옥련동성당 뒤편 언덕에 있는 이탈리아 피자·파스타 전문점 '더 쿡 165'에서 만나 무용공연과 무용교육 등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박혜경 이사는 지난달 21일에 열린 '2018 인천연수국제무용축제'를 처음 시작한 2013년부터 주도적으로 행사를 치러오고 있다.

"올해 여섯 번째를 맞은 '인천연수국제무용축제'는 연수구의 장기적인 국제 연계사업이에요. 인천시가 지향하는 국제화 명품도시에 맞춰 해마다 외국 무용단과 국내 무용단이 만나 몸짓의 교류와 소통을 해오며 질 높은 춤 축제로 자리잡고 있지요. 올해는 '오색(五色) 댄스 프로젝트'로 하양, 노랑, 파랑, 빨강, 검정의 다섯가지 색채가 갖는 이미지를 승무와 발레, 컨템포러리 등 몸짓으로 표현하는 작품을 선보였는데 많은 관객들의 뜨거운 호응을 얻었어요."

박 이사는 문화재단과 예총 외에 인천연수구무용협회장, 인천생활춤협회장, 유네스코남인천협회장 등 인천 문화계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고 개인적으로 '박혜경코리아액션댄스컴퍼니' 대표도 맡고 있지만 2년 전 서울에서 공연을 할 정도로 작품 창작과 무대에 서고 싶은 욕망을 품고 있는 무용가다.

"언제라도 기회가 되면 무대에 올라 관객들과 만나고 싶어요. 하지만 종합예술인 무용 공연 하나를 준비하는데는 기획부터 시나리오 작성에 조명, 의상, 음악, 소품 등 챙길게 한두가지가 아니에요. 또 무용가나 무용단 섭외는 물론이고 턱없이 부족한 예산을 메우려 후원자 찾는일도 혼자 해결해야 하죠. 그래도 꾸준히 하다보니 때가 되면 '올해 공연은 언제하냐'고 묻는 분들이 많아져 보람을 느끼고 있어요."

송정화 강사는 어릴 때부터 무용을 배우면 바른 자세를 유지할 수 있고 호흡이나 근육이완에도 좋지만 교육 현장에서는 시설이나 여건이 미비한 점이 많아 아쉬워 하고 있다.

"인천을 포함해 다른 도시도 무용강의를 하러 학교에 가보면 무용매트나 벽에 거울이 붙어 있는 무용실을 갖춘 곳이 거의 없어요. 무용은 몸으로 하는 예술이기 때문에 관절이나 인대, 근육에 무리가 올 수가 있거든요. 어린이들이 딱딱한 바닥에서 무용하는걸 보면 불안하고 안타까워요. 또 무용은 거울을 통해 자신의 몸짓을 볼 수 있어야 자세를 바로 잡을 수 있어서 더 잘하게 되는데 부족한 면이 많아요."

박 이사가 대학을 졸업하고 첫 강의에 나설 때 국악예고 학생이었던 송 강사를 가르치며 만난 두 사람은 무용으로 맺어진 인연을 30년이 넘게 이어오고 있다.

"30년 전에도 서로 말이 통하는 언니, 동생 같은 사이였지만 스승과 제자로 만나서 그런지 서로 존중하고 있고 어려운 여건에서도 무용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며 무용에 대한 자부심을 느끼는 점도 비슷해요. '더 쿡 165'도 피자와 파스타를 이탈리아 정통 방식을 고수하며 자부심이 대단하다고 들었어요."

/글·사진 여승철 기자 yeopo99@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