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르고 또 올라 마침내 마니산 최고봉 제천단 위에 올라서니 정오가 겨웠다. 하늘에서 바로 쏟아지는 듯한 청풍에 옷깃을 여미며 「해활천요만리개(海?天遙滿里開)」의 실경에 직면하고 보니 망연자실할 뿐이다. 동방으로는 인천과 경성이 역력히 보인다. 월미도 조탕의 지붕이 일광에 반사되어 번쩍번쩍 백금으로 번쩍이고…』 현진건의 「단군성적순례기」에 나오는 마니산 부분이다. 연전에 출간한 서희건의 「잃어버린 역사를 찾아서」에 부록으로 실렸었다.

 마니산은 강화도에서만 아니라 인천광역시 관내에서 가장 높은 산이다. 해발 468m로 예전엔 멀리서도 특히 인천쪽에서도 바라보이고 정상에 서면 인천의 월미도가 지척에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대기가 흐려 가까운 거리라도 깨끗하게 보이지 않겠거니와 인천시내에 빌딩들이 들어서 산의 웅자를 가려 놓는다.

 전설에 의하면 마니산은 단군께서 제천하던 곳이다. 나라를 세운뒤 이곳에 제단을 쌓고 하늘에 제사를 지내기 시작했다고 한다. 단기 51년-서기로 BC 2282년이며 그 제단이 오늘날 참성단으로 남아 있다. 참성단의 모양새는 하늘을 상징하여 둥글게 쌓은 하층부에 땅을 의미하는 네모꼴의 제단을 올렸다. 특히 마니산의 정상은 한반도의 중앙 즉 백두산과 한라산을 잇는 중간점이라고 한다.

 아무튼 마니산은 등산 코스로서 최근 산행하는 사람들이 많이 찾는데 예전에도 널리 알려진 명승이었다. 옛부터 강화팔경에 마니산의 경관이 반드시 포함되며 동편의 골짜기 함허동천과 정수사는 자랑할만한 풍광이다. 한때 본래의 이름을 되찾아야 한다며 마니(摩尼)냐 마리(摩利)냐의 논쟁이 있었으나 그대로 불려지고 있다.

 마니산에 새 등산로를 개설한다고 한다. 온수리에서 오르는 현재의 코스는 힘에 부치나 새로 낼 서쪽길은 비스듬히 흘러내리는 능선이라 완만하다. 문제는 새 길을 냄으로써 자연이 훼손되지 않을까 하는 염려이다. 아무리 간수하여 보호해도 사람의 발길은 험상궂다. 앞으로 많은 사람들이 오르내리겠는데 온전할리 없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