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차원 공식 만남 처음 시도
1945년 남북 분단 73년 만에 처음으로 북한 도예인들이 남녘땅을 밟게 될까. 평화 분위기가 조성되면서 한국도자재단이 남북 도예인 만남을 추진하면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19일 한국도자재단에 따르면 재단은 내년 9월 이천, 여주, 광주에서 열리는 '제10회 경기세계도자비엔날레'를 목표로 반세기 넘게 끊겼던 남북 도예인 교류를 추진하고 있다.

국가 차원의 공식 만남 추진은 이번이 처음이다.

2001년 처음 열린 도자 비엔날레는 세계 70개국 도자 예술가 1000여 명이 참여하는 세계적인 대표 도자 축제다.

재단은 지난 4월부터 교류 관련 기획단을 구성, 남북 도자 공동전시, 제작기술 공유 등을 논의 중이다. 아직 방문 인원, 작품 수 등은 정해지지 않았다.

재단은 성사되면 도자 발전의 한 획을 그을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교류는 남북 정상회담 이후 도예 교류를 염원하는 도공들의 바람이 곳곳에서 나오기 시작하면서 추진됐다.

북한도자는 고려청자 등 당 시대 모양을 그대로 살린 형태를 간직한 것으로 알려졌을 뿐 베일에 가려 있었다. 특히 북한에는 도자 관련 유적지가 많고, 흙 등 제작재료가 우수한 것으로 알려져 남한 도공들의 궁금증이 컸다. 하지만 만남을 추진하려 해도 경색됐던 남북관계로 어려움을 겪었다.

때문에 남한 도공들의 기대는 남다르다.

김세용 대한민국 도자기 명장은 "꿈같던 일이기 때문에 역사적인 만남이 꼭 이뤄지길 바란다"며 "북한 흙으로 도자기를 빚어보고 싶었는데 정말 잘됐다. 서로 접하지 못했던 부분을 공유하는 등 많은 것을 배울 기회가 될 것 같다"고 기대했다.

한국도자재단 관계자는 "북한 도공이 몇 명인지, 작품이 어느 정도 있는지 아직 알려진 게 없다"며 "1년 정도 시간이 남았다. 자료조사, 북한 방문 등을 벌여 만남이 성사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경훈 기자 littli18@incheonilbo.com